[서울=뉴스핌] 조세훈 기자 = KDB 산업은행은 오는 20일까지 한국GM에 대한 컨설팅 중간 보고서를 내고 GM측과 자금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산은은 양측이 합의에 이르면 27일 금융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한국GM 노사의 자구안 합의, 차등감자와 지원방식과 같은 쟁점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최종 금융 지원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한편 미국 GM이 일방적으로 한국GM의 청산을 전제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금호타이어와 관련해 긴급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은 GM의 중간 실사보고서가 만족스럽다면 오는 27일 금융 지원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13일 베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성주영 산업은행 부행장과 만나 오는 27일까지 투자확약서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산은은 '조건부' 금융 지원 의사를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산은 관계자는 "양측이 대주주 지원 방식에 어느정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상이 잘 됐을 때 이달 27일 MOU를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 지원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먼저 오는 20일까지 노사 자구안이 마련돼야 한다. GM측은 20일까지 노사 자구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한국GM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법정관리를 문턱에 둔 한국GM 노사는 18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재개하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만약 노사합의 결렬로 한국GM이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면 산은의 금융 지원도 무의미해진다.
차등감자와 지원방식도 한국GM 경영정상화의 핵심 쟁점이다. 산은은 GM측이 제시한 3조원의 자금에서 GM이 유상증자를 통한 투자 방식일 경우에는 지분율(17%)만큼 투자하고 대출로 자금을 넣을 경우엔 대출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GM은 기존 대출에 대한 출자전환을 제외하고 '뉴머니' 지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차등 감자에 대해서도 양측의 이견이 뚜렷하다. 산은은 GM이 한국GM 대출금을 출자전환하면 KDB산업은행(지분율 17.02%) 지분은 대폭 감소해 비토권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우려한다. 비토권을 행사하려면 최소 15% 이상의 지분율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산은이 GM에 차등 감자를 요구하는 이유다. 그러나 GM측은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양측이 최종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이 회장은 GM본사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내놨다. 그는 "미국 GM이 산은과 협의 없이 한국GM의 청산을 선택할 경우 적절한 법적 대응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GM 본사가 노사 합의 불발시 법정관리를 시사한 것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