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남준 논설실장 =
한국GM 노사가 14차례에 걸친 임금 및 단체협약을 거쳐 잠정합의를 이끌어 냄에 따라 한국GM사태 해결의 물꼬를 텃다. 한국GM이 군산공장 폐쇄 결정을 내린지 69일만이다. 한국GM 노사가 인력 구조조정, 인건비 및 복리후생비 절감 방안에 합의해야 한다는 것은 정부와 산업은행, GM 본사가 한결같이 요청해온 사안이다.
앞으로 정부와 산은, 그리고 GM본사 간 자금 및 경영지원, 대출금 출자전환, 신규 투자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본격적인 협상을 벌여야 한다. 노사합의는 이를 위한 전제조건이었다. 본 게임은 이제부터다.
정부는 앞서 ▲대주주의 책임 있는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을 한국GM 사태해결의 3대 원칙으로 제시한바 있다.
◆ 대출금 출자 전환, 제1대 주주 차등 감자--- 가장 뜨거운 감자
앞으로 정부·산은, GM간의 자금지원 협상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하다. 이번 주가 고비다. GM이 산은쪽에 요구한 투자확약서 제출 시한이 27일이기 때문이다. 정부와 산은은 GM측에 27억달러(2조9000억원)에 달하는 한국GM에 대한 대출금을 출자전환하고 동시에 대주주인 GM에 대해 차등 감자를 요구하고 있다. 차등 감자가 없으면 GM이 대출금을 출자로 전환할 경우 현재 17%에 달하는 산은 지분이 1% 이하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GM의 독단적 경영결정에 대해 산은의 견제할 장치가 없어진다. 지난 2월13일 같은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조치 같은 일방적 결정을 막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견제 장치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GM은 차등감자에 반대입장이다. 대출금을 출자전환했는데, 감자까지 2중으로 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GM은 신규로 2조원을 한국GM에 대출해주고 산은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GM 노사가 2018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을 진행중인 인천 부평공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김학선 기자 yooksa@ |
◆ 중간 경영실사 2020년 흑자 전망---신차 배정, 자금지원 등 전제
한국GM에 대한 경영실사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중간보고서가 지난 20일 정부와 산은에 전달됐으며 존속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사 합의 후 GM 본사의 신차 배정, 최대주주(83%)인 GM과 2대주주(17%)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 등 사측의 경영 계획이 제대로 이행되면 2020년 흑자 전환 등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 달 초 실사결과가 나온다.
산은은 특히 실사를 통해 한국GM 경영 부실의 원인으로 거론되는 과도한 이전가격, 연구개발비, 고금리 대출 등을 자세하게 들여다 보고 GM에 개선책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 이젠 GM본사의 적극적인 지원책을 보여야---신속한 협상으로 실효성 높여라
한국GM에 대한 GM 본사의 적극적인 자금 및 신차배정 등 정책지원이 없으면 한국GM의 경영위기는 언제라도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정부는 GM 본사에 대주주 책임과 지속 가능한 경영지원이 제대로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협상과정에서 관철시켜야 한다.
정부와 산은은 또 GM측으로부터 투자 확약을 문서로 받는 방안도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GM은 구두로만 향후 10년간 3조원을 한국GM에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이를 문서화하자는 것이 정부와 산은측 입장이다.
GM은 특히 인천 부평공장과 경남 창원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정부측에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세금감면 혜택을 보면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논리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기술 도입, 공장 증설, 대규모 고용 창출 등이 이뤄져야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정부와 GM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그러나 무엇보다 협상은 신속하게 마무리돼야 한국GM에 대한 지원대책의 실효성을 높일수 있다. 무너지는 판매망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길 바란다.
wnj7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