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한국GM(제너럴 모터스) 노사의 임금단체협상 합의로 남은 쟁점은 GM 미국 본사가 9억4800만달러(한화 1조원) 신규 투자 약속을 지키느냐 여부다. 확신을 얻어야만 정부와 산업은행도 세제와 금융지원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국GM은 23일 임단협 타결 결과를 토대로 산은에 5000억원 브릿지론을 요청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지급하지 못한 성과급(1인당 450만원)을 우선 해결하고 25일 사무직 직원 임금과 27일 희망퇴직자 2600명 퇴직위로금 지급에 사용한다. 또한 통상임금 등 퇴직급여채권 1조원에 대해서도 일부 해결한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이동걸 산은 회장을 직접 찾아가고, 방한중인 배리 앵글 GM GMI(글로벌사업부) 사장도 미국으로 건너가 본사에 자세한 임단협 타결 내용을 설명한다.
임금에 사용할 브릿지론은 산은이 GM측에 한국GM 실사 협조를 대가로 약속한 대출로, 한국GM 측이 노조와의 협상지연을 이유로 이달 초 철회한 바 있었다. 부평공장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므로 산은의 대출을 받는데 무리가 없을 전망이다.
지난 20일 만기가 된 대출금은 1조7100억원으로 이 돈은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것이다. 한국GM이 부도신청을 하지 않기로 해서 자동으로 만기가 연장됐다.
<사진=한국GM> |
GM 입장에서 남은 관건은 노조에 제시한 '장기' 경영정상화 방안을 산은이 만족하느냐이다. 곧 삼일회계법인이 제출할 한국GM에 대한 실사 중간보고서가 존속가치와 청산가치에서 어느 한쪽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지만, 금융당국은 장기 경영정상화 방안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한국GM 경영실태) 중간보고서에 담긴 계속 기업가치와 청산가치 중 어느 것이 크냐에 대해 관심이 많겠지만 정부나 산은의 지원 문제는 그것만으로는 판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사가 합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GM측이 어떠한 방안을 내느냐"라고 말했다. 또 "대주주로서 책임있는 장기경영정상화 방안을 실효성 있게 내느냐를 다 감안해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은은 GM 본사의 신규 투자조건을 엄격하게 정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신규투자분(뉴머니)은 같은 조건에서 기업을 살린다는 취지로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올드머니는 기존 경영 책임이어서 단돈 1원도 못 들어간다"고 말했다.
GM 본사가 차입금의 일부를 출자전환할 경우 산은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것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산은은 한국GM의 지분 17%(우선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분율이 낮아지면 '비토권' 행사 등이 어려워진다. 이 회장은 "GM 대출금을 출자 전환하면 우리 지분이 굉장히 낮아지는데, 현재 차등감자를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GM측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이 부분이 넘어야 할 산 중에 하나"라고 언급했다.
정부도 산은이 내세운 조건이 충족된다면 GM이 신청한 창원공장과 부평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을 지정할 예정이다.
한국GM 측은 “임단협에서 신규투자, 신차종 배치 등 투자계획을 노조와 합의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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