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범준 기자 = 신호를 위반하고 이를 제지하는 경찰을 오토바이로 들이받은 20대 대학생이 '철창 신세'는 면하게 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심형섭 부장판사)는 특수 공무집행 방해·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신모(21·대학생)씨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신씨는 지난해 8월23일 오후 6시25분께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에서 오토바이(이륜차)를 타고 신호를 위반했다.
교통단속을 하던 경찰관 이모(45)씨가 이를 목격하고 수신호로 정지 지시를 했지만, 신씨는 이를 무시한 채 속도를 줄이지 않고 오토바이 앞부분으로 이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 사고로 피해 경찰은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전치 약 3주의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지난 1월 신씨를 특수 공무집행 방해·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재판 과정에서 신씨는 "당시 사고는 자신의 전방주시 과실에 의한 것이지 고의는 아니었다"면서 "교통단속하는 경찰을 뒤늦게 발견하고 브레이크를 잡았지만 제동거리 부족으로 미처 멈추지 못하고 충돌했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과 현장 증거, 증인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신씨의 공무집행방해의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신호를 위반한 채 오토바이를 운행하는 신씨를 발견하고 약 40~50m 앞에서부터 손으로 정지신호를 보내며 차도로 걸어 들어갔는데, 신씨가 주행 차선에서 방향 변경이나 감속 없이 그대로 진행해 피해자를 충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씨의 주장과 달리, 급 제동할 경우 생기는 타이어 밀린 자국 등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충돌 직전까지 오토바이 주행속도가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당시 시각으로는 아직 일몰 전이어서 충분히 주변 사물을 인식할 수 있었으며, 피해 경찰관은 흰색 장갑 및 형광노란색 교통경찰복을 착용한 채 차로에 홀로 서 있었기 때문에 발견하기 쉬웠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신씨의 범행이 정당한 공권력 행사를 무력화시키고 자칫 피해 경찰관의 생명 또는 신체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다고 봤다.
다만 "피해자의 상해가 비교적 중하지 않고, 신씨는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자를 위해 200만원을 공탁하기도 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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