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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다단계 주가조작' 298억 챙긴 일당 적발...5명 구속기소

기사등록 : 2018-04-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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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 모아 '타깃 주식' 싹쓸이
물량통제·주가관리 통해 주가 2만원대→6만원대
총 298억 부당이득..5명 구속기소·6명 불구속 기소

[서울=뉴스핌] 김범준 기자 = '성공한 수퍼개미'로 유명세를 날렸던 주식투자자와 그 일당이 장기간 주가조작을 통해 수백억 원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단장 문성인 부장검사)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전업투자자 표모(64)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이들의 범행을 도운 증권사 직원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년 11월께부터 2014년 9월께까지 교회 교인 및 동문회 등 주변 지인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주식 유통 수량이 적고 재무구조가 튼튼한 H사의 주식을 사들여 시장지배력을 형성했다.

이후 고가 매수 등 시세조종성 주문을 통해 H사 주가를 당초 2만4750원에서 6만6100원으로 상승시키고 298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올린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검찰은 표씨 등이 '다단계 형태로 물량 끌어모으기→장내 물량 통제 후 수급세력의 주가관리→시세조종 주문으로 주가 상승 및 엑시트(자금 회수)' 등의 3단계 방법으로 철저하게 범행을 계획·실행했다고 설명했다.

<자료=서울남부지검 제공>

우선 표씨는 성공한 '수퍼개미'(주식 큰손 투자자)이자 소액주주권리 운동가로 이미지를 쌓은 뒤 증권사 직원과 증권방송인 등을 섭외해 투자설명회를 열고 기존 투자자가 새 투자자를 모으게 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인맥을 총 동원했다.

이런 방식으로 모은 투자금 관리는 증권사 직원 박모(60·구속기소)씨와 정모(62·불구속기소)씨가 담당했다.

투자자로부터 주식 매매 권한을 위임받은 이들은 H사가 발행한 주식 중 약 60%인 190만 주를 확보했다.

이들은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장내 대량 물량 매도자를 파악하고 수요와 공급을 통제하기 시작했다.

또 주식을 팔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에게 '블록딜'(block deal·매도자가 사전에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시간 외 거래) 등으로 유인해 물량과 주가를 관리했다.

관리가 무르익으면 이들은 고의로 투자 정보를 흘리는 등 적극적인 시세 조종을 통해 주가 상승을 유도했다. 결국 H사의 주가는 주당 2만4750원에서 8만8600원까지 치솟았다.

표씨 일당은 당초 주가가 10만원에 다다르면 보유 물량을 모두 일반투자자에게 넘기고 차익금을 챙기려고 했지만 과도한 주가상승에 대한 부담감과 성급한 엑시트 시도로 폭락세를 타기 시작했다.

이들은 보유한 물량을 6만6100원 선에서 일부 매도하고 298억여원을 챙겼지만 H사의 주식은 결국 수 일 만에 2만9450원까지 급락했고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은 거액의 피해를 보게 됐다.

표씨 등은 주가가 의도치 않게 급락하면서 보유했던 주식을 전부 처분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표씨는 연속하한가 탈피를 위해 14억원을 주고 시세조종꾼 오모(43·구속기소)씨 등을 섭외했다. 하지만 오씨 등이 시세조종을 하기 전에 주가가 자연스레 반등세로 돌아섰고 이들은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검찰은 수사를 통해 관계자 총 14명을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 중 표씨와 오씨 등 5명은 구속기소했으며 증권사 직원 정씨 등 공범 6명은 불구속기소하면서 총 11명을 피고인으로 전환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달아난 공범 2명에 대해서는 기소중지를, 상대적으로 혐의가 적은 나머지 1명에 대해서는 기소유예 처분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통 주가조작 범죄는 6개월 남짓이 대부분인데, 이번 사건은 우량주식 장기투자를 빙자한 '최장기간' 시세조종 사건이었다"면서 "증권범죄 사범을 끝까지 추적·처벌함으로써 '주가조작 세력은 아무리 범행이 오래되고 숨어도 반드시 처벌된다'는 인식을 확산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번 사건 피고인·피의자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298억원을 철저하게 환수하도록 노력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nun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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