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남북고위급 회담을 돌연 취소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시험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각) CNN이 지적했다.
프리다 기티스 CNN 칼럼니스트는 순조로이 진행되는 듯한 남북미 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돌연 남북고위급 회담을 취소하는 돌발 상황 자체는 전혀 놀랍지 않다면서, 다만 이는 협상력을 과시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시험하는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브루킹스] |
트럼프 대통령이 무심한 척 하고 있지만 북한과의 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엄청난 정치적 성공을 가져다 줄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기티스 칼럼니스트는 북미 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 가능성까지 꿈꾸고있지만, 현 상황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를 시험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고위급 회담 연기 이유로 든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선더 훈련’은 표면적 이유에 불과하며, 사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려 하는지를 알아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남북 회담 취소 이후 현재 미 국방부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인데, 기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만약 북한이 원한대로 맥스선더 훈련을 취소할 경우 이미 한 쪽으로 치우친 협상에 미국이 또 한번의 양보를 해주는 셈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항상 한미 군사훈련 종료를 주장해온 만큼 해당 문제는 협상 의제가 돼야지 회담에 앞서 미리 양보해야 하는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수십년 동안 바라던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마련해주는 등 이미 김 위원장이 원하는 것들을 주고 있으며, 김 위원장에게 “훌륭한 인물”이라는 찬사까지 건넨 상황이지만 북한 측은 별로 양보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이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핵 실험 장소도 이미 이전 폭발들로 훼손된 상태로, 북핵 프로그램 목적으로 사용이 끝난 상황이라는 것이다.
기티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들에 대해 북한에 양보만 한 채 결과는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비난하면서 이번에도 북한의 핵 포기 없이는 어떤 것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큰소리 쳤지만 결국 김 위원장이 그를 시험하는 상황이 오고야 말았다면서, 전 세계가 지켜보는 만큼 트럼프의 대응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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