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이탈리아 집권 연정 구성을 모색하는 두 정당이 채무 탕감을 요구할 것이라는 소식에 이탈리아 증시가 급락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및 세계 증시는 치솟는 미국 국채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며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으로 글로벌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에 글로벌 시장이 최근 요동치고 있다. 다만 이날 미달러는 고점 기록 후 숨고르기에 들어갔고 미 국채 수익률도 최근 고점에서 소폭 후퇴했다.
이탈리아만 제외하고 대부분 유럽 증시는 상승 출발했다. 연정 구성을 위해 협상 중인 극우 정당인 ‘동맹’과 포퓰리즘 정당인 ‘오성운동’이 유럽중앙은행(ECB)에게 채무 탕감을 요구하는 내용의 연정 협정문 초안을 작성했다는 소식에 이탈리아 증시가 0.5% 가량 하락하고 있다.
이후 ‘동맹’ 대변인이 이러한 내용은 공식 초안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해명하며 유로존 은행지수가 낙폭을 다소 만회하기는 했으나 여전히 0.5% 가량 하락한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쥬세페 세르살 안틸리아캐피탈파트너스의 펀드매니저는 “이러한 요구는 비현실적이며 어처구니없다. 하지만 두 정당이 이러한 요구를 내세우는 태도는 유럽과의 마찰이 심각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간밤 유럽 채권시장 기준물인 독일 국채와 이탈리아 국채의 수익률 격차가 급격히 확대됐다.
하지만 유로/달러는 이탈리아 우려를 털어내며 전날 기록한 연중 저점에서 소폭 반등하고 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세계지수는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한편 북한이 16일 당일에 남북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일방 통보하면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도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한반도 긴장감이 다시금 고조되면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 해소에도 걸림돌이 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은 “한반도 평화고착과 통일 희망에 최근 강력한 랠리를 펼쳤던 한반도 재건 수혜주들이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혹여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한 켠으로 미뤄뒀던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달려 들어 무역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리스크”라고 예상했다.
16일 상하이종합지수 추이<사진 = 텐센트재경> |
외환시장에서 미달러가 전날 주요 통화 대비 5개월래 고점을 기록한 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전날 강력한 미국 소매판매와 제조업지표가 발표된 후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95%로 2011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미달러도 5개월래 고점까지 올랐다.
반면 미 국채 수익률 상승과 강달러로 투자자들의 자본 이탈이 이어져 이머징마켓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는 미달러 대비 2년 반래 저점, 말레이시아 링깃은 4개월래 저점을 각각 기록했다.
터키 리라화는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경제 개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이 리라화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상품 시장에서는 금 현물 가격이 달러 상승 여파로 기록한 4개월 반래 저점에서 반등하고 있다.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로 원유 공급 우려가 불거져 국제유가는 최근 기록한 고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5년간 미국 달러/터키 리라 환율 추이 [사진=블룸버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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