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오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변덕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것은 자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된 것이란 지적이 나왔다.
22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은 칼럼에서 북한 경제가 지금처럼 기울 때까지도 김정은과 그의 선대들이 오랜 기간 개방을 꺼린 것은 경제 개방을 체제 적법성에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통신은 오는 6월 1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이 갑작스레 회담 취소를 위협하는 등 태도가 급변한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으론 김정은이 경제 개혁을 꺼리는 이유가 단순한 목숨의 위협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25년 전 중국식 개방 개혁을 택했다면 당시 지도부는 사망했거나 감옥행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달 초 북한에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만큼 결국 죽음이 김정은이 마주한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비핵화에 합의했던 무하마드 카다피는 이후 미국이 지지하는 반군에 잡혀 살해됐다.
란코프 교수는 북한 지도자에 대한 숭배와 한반도 분단이라는 특이 상황이 북한의 경제 개방을 꺼리게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이 선대들이 만든 주체사상을 뒤집기 어려울뿐더러, 경제 개방 시 남한 경제의 성공을 본 북한 주민들이 북한 체제의 민낯을 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북한이 체제 개혁과 중국식 경제 개방을 택했을 때 마주할 이러한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으며, 내달 북미 회담에서도 김정은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점이다.
통신은 북미 회담에서 김정은이 겉으로만 미국과의 군사 긴장을 완화하고 불가피한 금융 위기 상황을 막아보려 할 수 있으며, 또 한편으론 이번 회담을 계기로 진정한 개방 개혁 노선을 선택하려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벤저민 카제프 실버스타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산하 퍼시픽포럼 객원연구원은 광범위한 중국식 경제 개혁을 택하면서 지금처럼 권위주의 국가를 유지하는 것이 “정치적으론 굉장히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