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EC) 업체인 알리바바 그룹이 자사 상품 라인업에 일본 제품을 대폭 확충할 방침이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일본 화장품을 비롯해 일회용 기저귀와 우유 등 영유아용품과 식품을 중심으로 대량 조달에 나선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상품 구매는 알리바바 측이 재고 부담을 떠안는 ‘매절 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며, 인터넷뿐만 아니라 출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슈퍼와 백화점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다니엘 장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품질은 좋지만 중국에서 인지도가 낮은 일본 상품을 발굴할 것”이라며 “매절 방식으로 조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칙적으로 납품업자들에게 판매의 장만을 제공하는 알리바바가 매절 방식으로 상품을 조달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알리바바는 일본 제품을 얼마나 조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신문은 “중국의 또 다른 대형 EC 업체 ‘왕이(網易) 코알라’가 2018년부터 3년간 5000억엔(약 5조원)의 일본 제품을 구입한다고 밝혔다”며 “사업 규모가 훨씬 큰 알리바바의 상품 조달 규모는 이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독자적으로 T몰 등에 입점하기 어려운 일본의 중견, 중소기업들에게는 중국 사업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에만 700만 명이 넘는 중국인이 일본을 방문하면서 일본 제품의 품질이나 가격에 대한 평가도 높아지고 있다. 알리바바의 쇼핑몰에 납품하게 되면 중국에서 인지도와 브랜드 파워를 손에 넣은 지름길이 될 수 있다.
알리바바의 연간 사용자 수는 5억5200만 명에 달하며, 스마트폰 결제를 통해 빈번하게 물건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22일 알리바바의 행사에 참석한 일본 최대의 주류·음료 업체인 산토리홀딩스의 니이나미 다케시(新浪剛史) 사장은 “산토리는 진정한 글로벌 기업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알리바바 그룹과 함께 중국 사업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코에(Koe)’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는 대형 캐주얼 의류 업체 스트라이프 인터내셔널의 이시가와 야스하루(石川康晴) 사장도 “알리바바와 함께 소매 업계의 혁신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며 알리바바의 일본 제품 대량 조달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알리바바 그룹[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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