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50~60대 장년층이 주로 이용하던 저축은행에 20~30대 젊은층이 몰려들고 있다. 저축은행이 최근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접근성이 개선된데다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29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국내 49개 저축은행의 예·적금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모바일 앱 'SB톡톡'을 통해 들어온 총 수신액(정기예금·요구불예금·정기적금)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25일 기준 1조5080억원). 지난 2016년 12월 개설된 후 1년6개월만에 이룬 성과다.
이 기간 개설된 계좌 수는 13만2528건에 달한다. 특히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개설 후 6개월만인 지난해 5월 2000억원을 돌파한 뒤, 9월 5000억원, 지난 2월 1조원을 각각 넘어섰다. 이어 3개월만에 5000억원이 더 늘어 1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런 자금 유입을 20·30대가 이끌고 있다는 것도 고무적이다. 연령대별 수신액 비중은 20대 15%, 30대 30.3%, 40대 32.8%, 50대 15.8%, 60대 5.1%, 70대 이상 1%다. 작년 9월에 비해 20대가 4.5%포인트, 30대가 0.3%포인트 각각 늘었다. 반면 다른 연령대는 모두 낮아졌다.
모바일 플랫폼에 익숙한 20~30대가 저축은행과 친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금리가 높은 모바일 전용 상품이 가세했다. 페퍼저축은행의 회전정기예금(12개월 연 2.72%), 세종저축은행의 비대면정기예금(연 2.71%) 등 모바일 전용 상품은 케이뱅크(연 2.25%), 카카오뱅크(연 2.2%) 상품보다 금리가 높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달 웰컴디지털뱅크(웰뱅)를 선보이며, 독자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 출범 당시인 2014년만 해도 수신고객의 평균 나이가 51.5세였지만, 웰뱅을 통해 20·30대가 대거 유입되면서 평균 나이는 44세로 낮아졌다.
현재 웰컴저축은행의 모바일 계좌 개설 비중은 88.7%다. 커피 쿠폰 제공, 교통카드 무료충전 등 이벤트를 실시하고 '잔돈모아올림적금', '비상금대출' 등 웰뱅 전용상품이 인기를 끈 덕분이다. 특히 20·30대의 모바일 계좌 개설 비중만 60%가 넘는다.
수신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의 여신 연령대도 어려지고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2016년 말 대비 지난해 9월 연령대별 저축은행 개인신용대출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20대 이하가 14.9%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증가율은 30대 13%, 40대 12.8% 등이다.
20대 이하는 차주 수 기준으로는 전 연령대 중 유일하게 늘어났다. 증가율은 3.9%다.
시중은행이 여신심사를 강화하면서 소득이 낮거나 소득 증빙이 어려운 20·30대가 저축은행으로 몰린 것이다. 여기에다 저축은행들도 최근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보다 영업을 공격적으로 하고, 20·30대의 접근 편의성을 높인 것이 주효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그 동안 대면 위주로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고령층 이용자가 대부분이었다"며 "최근 모바일 플랫폼을 강화하면서 20~30대 젊은 이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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