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북한이 일본에 대해 “얼마간의 돈을 갖고 잔꾀 부리지 마라” “비핵화 논의에 끼어들지 마라” 등 연일 강도 높은 비난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치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회담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선제압 용으로 풀이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6일자 논평에서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가 북한의 비핵화 비용 부담 검토를 표명한 것에 대해 “지갑을 과시하면서 급진전되고 있는 한반도 문제에 한몫 끼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북일 관계의 기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과거 청산”이라고 주장하며, “일본이 케케묵은 납치 문제를 들고 나와 떠드는 것은 (조선반도의) 인민에게 저지른 특대형 범죄를 감추고 과거 청산을 회피하려는 발악에 불과하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일본은 얼마간의 돈으로 잔꾀를 부리려 하지 말고 성실한 자세로 과거 청산부터 먼저 시작해야 한다”며 “그것이 북일 관계 개선의 핵심이다”라고 지적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좌)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일본은 비핵화 논의에 껴들지 마라”
북한의 비핵화 논의에 대해서는 일본은 아예 끼지도 말라고 면박을 줬다.
27일 NHK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군축회의에서 일본 대표는 “북한은 지난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일본은 미국, 한국과 연계해 성명의 이행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이 조속히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 행동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북한 대표는 “일본은 지난 4월 판문점선언과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며 “관계없는 일에 끼어들지 마라”고 반박했다.
지난 25일에는 일본 정부가 적대 행위를 멈추지 않는 한 북한은 일본을 계속 무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일본은 평화와 안전에 관한 야심을 바로잡지 않으면, 일본이 무시당한다는 결말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한국, 중국, 미국과 연이어 정상회담을 열며 적극적인 대화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납치 문제 해결을 간절히 바라는 일본과는 정상회담 일정을 잡지 않고 있다.
아베 총리는 공개적으로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으며 일본 정부도 물밑에서 북한과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북한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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