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일본 도쿄(東京) 주식시장에서 해외투자자들이 일본 주식에 대한 매도를 확대하고 있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은 6월 3주(18일~22일) 대폭적인 순매도에 나서며, 연초부터의 순매도 누적 금액이 3조5000억엔(약 35조원)에 달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과 그에 따른 기업실적 둔화 우려가 일본주의 매도 재료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증권거래소가 전일 발표한 6월 3주 투자부문별 매매 동향(도쿄·나고야 1부, 2부와 자스닥)에 따르면 해외투자자의 순매도액은 4036억엔을 기록하며 지난 3월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28일 도쿄증시에서 닛케이주가는 전일비 횡보세로 마감했지만, 지난 주말 대비 하락폭은 246엔에 달했다. 지난주 초반과 비교하면 약 580엔이나 하락하며, 주가가 상승 기조에 있었던 6월 초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최근 6개월간 고마쓰의 주가 추이<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
미중 무역마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특히 중국 수출이 많은 건설기계나 산업기계, 반도체 기업 등에 대한 매도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5월 말 대비 고마쓰가 13%, 파낙이 6% 하락했으며, 세계 2위의 실리콘 웨이퍼 생산업체인 섬코(SUMCO)의 주가도 15%나 빠졌다. 같은 기간 닛케이주가가 0.3%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이들 기업의 주가 하락이 더욱 눈에 띈다.
도카이도쿄(東海東京)조사센터의 센고쿠 마코토(仙石誠)는 “미중 무역마찰에 대한 경계감이 증폭되면서 해외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내수주 일부에까지 파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6개월간 섬코의 주가 추이 <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
무역마찰에 대한 우려로 일본 기업들의 실적 경계감도 높아지고 있다. 노무라(野村)증권에 따르면 애널리스트가 실적 예상을 상향조정한 기업 수에서 하향조정한 기업 수를 뺀 비율인 ‘리비젼인덱스(RI)’는 3개월에 걸쳐 마이너스 권이 이어지고 있다. 기업 실적 전망치을 하향조정하는 비율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시장에서는 해외투자자들의 매도 움직임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 에셋매니지먼트의 히라카와 야스히코(平川康彦)는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미중 무역마찰에 대한 우려가 금방 해소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기업 실적 경계감을 이유로 일본주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매도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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