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인도 현지 생산능력을 연 105만대로 대폭 확대한다. 현재 건설중인 기아자동차의 인도 공장을 조기에 완공하고 현대자동차는 증설에 나선다. 성장한계점으로 굳어지는 연간 ‘800만대’판매를 깨겠다는 계획이다. 공장증설에 필요한 주변의 도로, 항만 등 인프라가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개선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인도 안드라 프라데시주(州)에 짓는 인도 최초의 공장에서 내년 하반기부터 자동차를 생산한다. 지난 2월 공장 지붕에 대들보를 올리는 상량식을 연지 1년여 만에 가동하는 빠른 행보다. 생산 차종도 인도에서 인기 있는 소형 스포츠유틸리차량(SUV)과 세단 등 2종으로 결정했다. 기아차 인도 첫 공장의 생산능력은 연 30만대다.
현대차도 인도 공장을 증설한다. 현재 연 65만대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75만대로 늘리기로 하고 앞으로 3년간 신차개발과 공장증설에 10억달러(한화 1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2019년이면 기아차 인도공장이 100% 가동되고 현대차 공장 증설도 마쳐, 연 105만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현재보다40만대 더 늘어난다. 한국,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생산 규모다.
기아차의 인도 첫 공장이 들어서는 아난타푸르와 현대차의 첸나이공장은 불과 390km 떨어져 있을 만큼, 가깝다. 이 지역은 항만이 가깝고 인력도 풍부한 곳이다.[사진=뉴스핌] |
인도에 현대기아차가 집중하는 이유는 성장성이 매우 높아서다. 연 내수 판매량이 2017년 320만대에서 2020년 493만대로 3년이면 170만대나 늘어날 것으로 본다. 우리나라 연간 내수 규모가 180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장세다.
게다가 현대차는 높은 품질을 인정받아 생산량이 판매량을 못 따라갈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현지 언론사들이 함께 평가하는 올해의 차에 i10(2008년), 그랜드 i10(2014년), 신형 i20(2015년), 크레타(2016년), 베르나(2017년)가 선정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시장점유율은 16%대로 일본-인도 합작사인 마루티스즈키에 이어 2위이다. 마루티스즈키는 저가 차량이어서 중고가 차량을 판매하는 현대차의 수익성이나 브랜드 가치가 더 높다. 기아차가 과감히 인도 투자를 결정한 것도 현대차의 큰 성공과 기반에 따른 자신감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인도투자가 예상대로 성공을 거둔다면 성장한계점으로 여겨지는 연 판매량 800만대에 안착할 것으로 기대한다. 2014~2015년은 800만대를 넘겼고, 2016년에는 788만대였는데, 2017년에는 725만대로 추락했다. 중국 시장이 정상화된다는 가정하에 인도에서 45만대를 더 팔면 안정적인 800만대 판매량을 구축할 수 있다.
현대차 인도법인 관계자는 “인도 공장 주변 도로나 항만 등 인프라가 여전히 부족해 공장 효율성이 떨어진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인프라가 개선되면 현지 투자가 더 성공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정부개발원조(ODA)를 인도에 제공하면서, 현지 진출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필요한 인프라 개선에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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