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의 미래를 책임질 연구개발(R&D)센터가 경기도에 모인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혹독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인 국내 조선업계는 연구개발 강화를 통해 중국의 저가 공세를 막아내겠다는 전략이다. 전통적 노동집약적 산업인 조선업에서도 향후 생존을 위해서는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 첨단 정보기술(IT)의 접목이 필수적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이르면 다음 달초부터 현재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사옥에 근무하고 있는 연구원들이 서울대 시흥캠퍼스내 연구센터로 출근할 예정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연구개발 인력은 100~150명 규모로, 시흥캠퍼스내 연구센터를 통해 향후 R&D 역량을 한층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현재 시흥 연구센터는 마무리공사를 진행중"이라며 "이달 말 하계휴가가 끝나는대로 근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흥 연구센터에는 길이 260m에 이르는 대형 수조를 마련, 다양한 선종 실험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그동안 대우조선은 조선 3사 중 유일하게 대형 수조를 갖추지 못해 각종 선박 관련 실험을 국내외 다른 시설에 의존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오는 2021년까지 그룹 통합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지난 4월 성남시의회로부터 건립 허가를 받고, 본격적인 연구개발센터 건립에 착수한 상태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사진=현대중공업] |
현대중공업그룹 통합R&D센터(가칭)는 그룹의 제품개발 관련 기초연구를 포함, 통합 R&D를 수행하고 미래 신사업을 창출하는 신기술 확보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연면적 약 16만5300㎡(5만평) 규모로 지어지며, 현대중공업은 5000명 규모의 연구인력을 확보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부회장)는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최소 5000명의 우수 인력을 확보해 세계에서 제일 훌륭한 조선과 엔진, 건설기계 분야의 연구소를 설립해 최대한 기술 집약적인 산업으로 바꾸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삼성중공업은 이미 지난 2014년말부터 거제조선소와 서울 서초사옥에 나눠 근무하던 연구개발 인력을 판교 연구개발센터로 입주시킨 바 있다.
조선 3사의 연구개발센터가 서울에 인접한 경기도로 모이는 것은 우수 연구인력 이탈 방지와도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황 침체로 구조조정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연구인력들이 수도권을 벗어나 근무하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도권 인근에 연구센터를 가지고 있어야 고급 우수 인력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며 "점점 좁혀지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서라도 R&D 강화에 한층 신경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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