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온갖 사람들의 이름이 다 나온다. 도대체 당 지도부와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에서는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정치가 무슨 코메디인가."
자유한국당 내 한 중진의원은 최근 한국당의 비대위원장 영입 과정을 이렇게 비판했다. 이국종 아주대 교수, 도올 김용옥 교수,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등 한국당 혹은 정치권과 무관한 사람들의 이름이 거론되는데 대한 지적이었다.
당 지도부는 당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제한을 두지 않고 인물을 탐색 중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일 비대위원장 후보와 영입과정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6일 김성태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국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를 만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여러 곳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안상수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김성원 의원,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윤재옥 수석부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8.07.04 kilroy023@newspim.com |
바른미래당은 "정치적 '중증' 상태의 자유한국당이 '중증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는 국민적 실소를 자아낸다"면서 "보수의 희화화를 멈추고 해산하라"고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 내 한 3선 의원도 "이국종 교수를 직접 만나 비대위원장직에 대해 얘기한 것은 그분께 너무 큰 결례"라면서 "한국당 소속 한 의원으로서 저라도 이국종 교수께 사과를 드리고 싶다"고 일갈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한국당이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면서 너무 희화화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언론을 통해 준비위원회에 추천된 각계각층의 여러 후보들 이름이 거론됐지만, 이름이 거론된 후보자들이 모두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탓이다.
지난 8일로 마감한 비대위원장 국민 공모에서도 터무니 없는 사람들이 비대위원장으로 추천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허경영 전 민주공화당 총재 등도 추천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한 의원은 "허경영씨나 이런 사람들의 이름이 나오고 있는데, 그건 우리 스스로에게 자학과도 같다"면서 "터무니없는 후보들이 거론되면서 비대위원장 영입 자체가 너무 우스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혁신적인 인물을 고려하려던 당초 준비위원회의 의도가 희화화 됐다는 것.
또 다른 한국당 의원은 "혁신적인 인물을 고려하고 당 대표 권한대행이 해당 후보자를 만난건, 우리가 특정 후보를 내정하거나 하지 않았다는 정치적 제스쳐였다"면서 "준비위에서는 발상의 전환을 위해 언급한 것 같은데 오히려 역풍을 맞고 있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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