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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이정미 “내 이름 빼달라”...한국당, 비대위 ‘마구잡이’ 추천 논란

기사등록 : 2018-07-0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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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위원회, 사전 접촉 없이 후보 리스트 언급해 논란
언급된 후보들 대부분 거절 의사 밝혀.."내 이름 빼달라"
혁신이냐, 통합이냐, 경제 전문가냐…고민 많은 준비위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자유한국당의 혁신 비대위원장 영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후보 추천 과정에서 후보자 명단이 언론을 통해 새어 나가면서 '마구잡이'식 추천 논란이 일고 있는 탓이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의 비대위원장 후보로 추천된 인사들 주 일부가 거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섰다.

지금까지 비대위원장 후보로 이름이 거론된 사람만 해도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도올 김용옥, 이국종 아주대 교수, 이회창 전 총리,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이문열 소설가와 더불어 김문수·남경필·김태호처럼 한국당 기존 인물들까지 다양하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그 중 이회창 전 총리는 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 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는데 대해 "예의가 없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안상수 비대위 구성 준비위원장 측에 전화를 걸어 비대위원장직을 맡을 의사가 없다는 뜻도 전했다.

이정미 전 헌법재판관 역시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언론을 통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혔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와 이문열 소설가도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은 일단 후보 추천을 이번주까지 받은 뒤 주말쯤 5~6명의 후보를 압축할 예정이었다. 현재까지 40여명의 후보를 추천받아 한국당 기준에 적합한지 일일히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후보자들과의 사전 접촉 없이 명단이 먼저 새어 나가면서 당과 후보자들간 설왕설래가 있었던 것. 이 전 총리가 불쾌감을 드러낸 것도 사전 접촉 없이 언론을 통해 먼저 이름이 나갔기 때문이었다.

안상수 준비위원장은 "일단 후보 추천을 받고 있고, 사전에 후보자들께 일일히 연락을 드리지는 못했다"면서 "당의 기준에 맞는 후보군이 압축되면 그때 연락을 드리겠다. 자꾸 후보자들 중 특이한 사람이 누구냐 질문이 나와 얘기하다 보니 이름이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안상수 자유한국당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김성원 의원,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윤재옥 수석부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18.07.04 kilroy023@newspim.com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혁신 비대위원장을 '마구잡이'식으로 추천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4일 '보수의 미래 포럼 세미나'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중심을 잡지 못하니 당을 놀려먹으려고 한다"면서 "이정미 전 재판관에 이어 도올 김용옥이 언급됐는데, 이는 당을 희화화 한 것을 넘어 자해, 모욕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판단이다"라고 지적했다.

준비위원회에서는 당 혁신과 통합을 제대로 추진 하면서도, 경제중심 정당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지적해낼 수 있는 전문가를 영입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있다. 그렇다 보니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를 모두 갖춘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어떤 기준에 최우선 가치를 둬야 하는지 내부에서도 아직 논의가 오가고 있다.

안 준비위원장은 "경제전문가를 영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럴 경우 당 내부 통합을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다"면서 "국민들 입장에서는 새롭고 혁신적인 인물이 중요하겠지만 당의 현실을 보면 통합이 제일 우선"이라고 말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병준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잘 짚어낼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는 있지만, 당 혁신과 통합을 이뤄낼 만큼의 정치적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한 한국당 소속 의원은 "경제 중심 정당으로서 문 정부의 경제 실정을 짚어내기에 김병준 교수는 최적의 인물"이라면서도 "다만 정책쪽 일만 했던 분이라서 현재 한국당을 수습할 만큼의 정치적 역할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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