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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無책임'한 한국당…낮에는 "혁신", 밤에는 "네 탓"

기사등록 : 2018-07-13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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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승부' 나선 한국당 의원들…김성태 "이제 단호하게 대처하겠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책임 없는' 한국당 정치로는 쇄신 불가 비관론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지난 12일 오후, 자유한국당은 혁신 비대위원장 후보 5명을 발표했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당 혁신을 통해 국민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희망과는 달리 새로운 모습은 반나절이 채 가지 못해 깨졌다.

같은날 오후 늦게 열린 의원총회에서 김성태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의원들과 김성태 원내대표 간 설전이 오간 것. 갈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질뻔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 '혁신' 한다더니 끝까지 '네 탓하기' 바빠…정점으로 치달은 갈등

김 원내대표는 의총 다음날인 13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동안 당의 안정과 화합을 위해 참았더니 정략적 의도로 당을 흔들고 정치적 의도를 충족시키고 있다"면서 "이제와서 왜 비대위 출범을 뒤덮으려는지 납득도 안되고 이해하지도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심재철 의원과 말다툼을 한 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2018.07.12 kilroy023@newspim.com

자신에 대한 퇴진 요구와 비대위 체제에 대한 정당성을 부정하는 일부 의원들에 대한 일갈이었다. 당의 혁신이 이들로 인해 지체되고 있다는 김 원내대표의 생각이 담긴 발언이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으로 혁신비대위로 가는 길은 중단 없이 계속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과거에 호가호위한 세력들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는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의 사퇴만이 혁신의 출발점이라며 성명서를 냈다.

한국당 재선 의원인 김기선·김도읍·김진태·김태흠·박대출·이장우·정용기 의원은 "어제 의총 막바지에 보여준 김 권한대행의 모습은 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끝도 없는 수치심과 절망감을 안겨줬다"며 "당장이라도 김 권한대행이 스스로 거취를 정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진태 의원은 "김 원내대표가 사퇴할 때 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성태 원내대표와 일부 의원들 사이에 '정면승부'가 예고된 셈이다.

◆ '책임 없는' 한국당, "이대로 가면 쇄신 못해"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를 마치고 무릎을 꿇고 있다. 2018.06.15 kilroy023@newspim.com

한국당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 당은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고질병이다. 지금까지 있었던 당의 많은 위기에서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고 냉정하게 평가헸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역시 "자유한국당의 자체 개혁은 쉽지 않다"면서 "파벌 간 다툼도 문제지만 아무도 희생할 각오가 되어 있지 않다. '나만은 살아야 겠다'는 정치적 생존의 싸움이 계속되면 외부에서 어떤 인물이 오더라도 변화의 폭은 제한적이다"라고 일갈했다.

한국당의 가장 큰 문제는 '책임의 부재'라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동시에 나오고 있는 것. 문제는 그 배경에 '당권 싸움'이 전제돼 있다는 데 있다.

전권형 비대위 운영과 내년 전당대회를 원하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일부 복당파 의원들은 물론,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당권을 잡으려 하는 의원들 모두 2020년 총선 공천권을 둘러싸고 힘 겨루기에 나선 것이다.

한 한국당 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나고 한달이 지날 때까지 이렇게 서로에게 책임을 물으며 갈등하고 있는 것은 결국 공천권을 쥐기 위해서가 아니겠느냐"면서 "이렇게 가다가는 2020년까지 당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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