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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 '적국' 러시아 "좋은 경쟁자" 칭한 트럼프 우려

기사등록 : 2018-07-17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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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O 해체설도 제기
우크라이나 "국제 지원 없이 스스로 지킬 준비 돼 있어"
푸틴, 정상회담 통해 글로벌 지도자 반열 복귀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오늘의 유럽연합(EU)을 "적"으로, 어제의 적국을 "좋은 경쟁자"로 외교의 판을 뒤집으면서 유럽 동맹국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국방에 있어 이제 미국을 더이상 믿을 수 없다는 반응부터 근 70년간 유지해 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해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유럽 국가들, 특히 동유럽에서는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한 2014년 이래 러시아의 영향과 군사력으로부터 위협받지 않기 위해 미국과 방위 전선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토 동맹국들의 요청에도 불구, 강경한 자세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대하지 않아 국제사회에 충격을 줬다.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가 우크라이나 사태, 크림반도 강제 병합 등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며 러시아를 상대하는 데 있어 더이상 미국을 믿지 못하겠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칼 빌트 스웨덴 전 총리는 유럽 안보의 관점에서 볼 때 트럼프가 러시아의 의한 안보 문제들에 관심이 없다는 민감한 메시지를 유럽 동맹국들에 보낼 위험이 있다며 "극단적인 경우, 러시아가 하고 있는 일을 미국이 암묵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다"고 주장했다.

이번 트럼프-푸틴의 정상회담은 미국과 러시아 정상이 헬싱키에서 마지막으로 독대했던 지난 1997년과 상반된다고WP는 설명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보리스 옐친을 만났을 당시 미국 정부는 한창 나토의 세력을 키워 러시아를 경계하던 중이었다.

스테파노 스테파니니 전 나토 이탈리아 대사는 당시 클린턴은 미국의 지도자뿐 아니라 자유세계의 지도자 역할도 맡았다며 트럼프는 "푸틴을 대통령으로 앞에 앉혀두고 아메리카를 먼저 생각하는 미국 대통령이었다. 서방이나 자유세계의 리더는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철의 장막(Iron Curtain) 이후 미국은 유럽을 위해 러시아와 맞섰다"며 "만일 트럼프가 러시아와 협상을 맺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유럽과 관계에 있어서 180도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외교관들은 비록 헬싱키에서 트럼프와 푸틴이 우크라이나나 나토에 대한 협상을 벌인 것 같진 않아 보여도 이번 회담이 유럽의 안보 이해관계나 미국과 유럽의 외교에 큰 해를 끼쳤다고 말한다. 한 고위 나토 외교관은 "미국은 약해보였고 이는 푸틴에 더 힘을 실어줬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의 도움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회담이 있고 난 뒤 트위터에 "우리는 국제 지원이 없이 혼자 남게 되더라도 우리 땅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다"고 썼다.

트럼프가 일부 국제사회에서 비난과 우려를 샀다면 푸틴은 정상회담을 통해 18년간 그토록 원하던 바를 얻었다는 게 뉴욕타임스(NYT)의 해석이다. NYT는 2016년 미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미국 정보기관의 수사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비난에 대해 푸틴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글로벌 지도자 반열에 복귀한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 국영 언론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의 말을 인용한 바에 따르면 회담은 러시아에 "최고 보다 좋았고 환상적"이었다. 러시아 국영 뉴스 채널 로시야24는 "그냥 좋은 회담을 가진 것 자체가 큰 일"이라며 두 정상이 독대한 것은 서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는 걸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wonjc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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