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국내 웹툰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양대 산맥인 네이버(대표 한성숙)와 카카오(공동대표 여민수, 조수용)를 필두로 레진엔터테인먼트(대표 한희성) 등 국내 빅3 기업이 일본과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반면 국내 시장의 경우 불법 사이트가 성장을 가로막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의 양대축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물론 웹툰 전문 기업 레진코믹스 모두 하반기 해외 시장 공략 강화를 사업 전략으로 추진중이다.
네이버는 지난 1월과 6월 두 차례 웹툰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웹툰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각각 600억원과 1500억원을 출자, 올해만 2100원을 투입했다. 카카오 역시 5월 일본에서 웹툰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카카오재팬에 799억원을 출자했다.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미국에서 마블을 제치고 구글플에이 만화 애플리케이션 매출 1위에 오른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웹툰 사업 부문인 레진코믹스 역시 하반기 개인화와 다양화를 컨셉으로 북미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선다.
이들의 해외 시장 성적은 아직 기대 이하다.
네이버웹툰은 지난해 매출은 340억원이지만 영업손실이 380억원에 육박했다. 카카오재팬도 매출 257억원에 영업손실이 217억원이다. 레진코믹스 역시 해외결제액이 전년대비 4배 이상 늘어난 100억원을 돌파했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 각각 2억과 8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웹툰 기업들이 해외 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건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정보통신사업진흥원 등에 따르면 일본과 북미 만화 시장 규모는 각각 26억4000만달러(약 3조원), 10억4000만달러(1조2000억원)으로 세계 1, 2위지만 웹툰이 포함된 디지털 만화 시장은 4억8000만달러(5300억원)와 1억3000만달러(1500억원)에 불과하다.
전세계 만화 트렌드가 전통적인 종이책에서 디지털 콘텐츠로 바뀌는 흐름을 감안하면 주요 국가 웹툰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만화 시장 전체를 장악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여전히 불법 사이트가 성행하는 국내 시장의 열악한 환경도 글로벌 진출을 서두르는 요인이다.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7000억원 수준으로 세계 최대 시장에 속하지만 ‘밤토끼’ 등 불법 웹툰 사이트로 인한 피해액만 최소 1000억원에서 최대 2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대 불법 사이트인 밤토끼는 폐쇄됐지만 여전히 유사 사이트가 많아 웹툰 기업들의 손해가 막심히다.
정부 역시 이런 상황을 감안, 내년초 해외에 서버를 둔 저작권 침해업체 사이트를 우너천 차단하는 기술 도입을 검토중이지만 국내 웹툰 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규제와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웹툰 업체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은 국내 시장 규모나 상황에 상관없이 생존과 도약을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라면서도 “국내 기업들을 보호하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좀 더 구체적으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