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중국이 이달 말 미중 무역과 관련한 차관급 대화를 위해 왕셔우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을 미국에 파견한다. 미중 무역 협상이 결렬됐던 두 달전 이후 양측 간에 첫 공식 회담이 이뤄지는 셈이다. 일부 전문가는 양측이 이번 대화를 통해 고위급 회담 가능성을 타진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상무부는 왕 부부장이 이끄는 중국 측 대표단이 무역 문제를 논하기 위해 이달 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회담은 미국의 초청으로 열리며 데이비드 말패스 미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이 미국 대표단을 주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하고 난 뒤 미국과 중국은 무역문제에서 합의를 이룬 것처럼 보였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를 뒤집고, 양측이 각국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중 무역 협상은 교착상태에 빠졌다.
5월 미중 무역대화 참여 선발대를 이끌었던 왕 부부장은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에 미국이 갑작스레 입장을 바꾼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선의의 협상이 요구된다"며 "어떤 대화라도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선, 어떠한 당사자도 상대에게 총을 겨누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행정부가 340억달러의 중국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동일한 규모의 미국산 재화에 관세를 물렸다. 또 지난 7일 미국 정부가 오는 23일부터 160억달러 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발표하자 중국은 다음날 같은 규모의 미국 수입품에 동일한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당초 계획했던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자 중국은 관세를 적용할 600억달러 어치 수입품 목록을 공개했다.
일부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담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차이나베이지북의 데렉 시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패스는 무역 권한이 없다"며 하지만 중국 주식에는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중국국제금융연구소의 가이 신제 분석가는 "무역회담에 관한 대화가 될 것"이라며 "보다 직급이 낮은 관리들은 만나서 실랑이를 벌이며 고위급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중국 상무부 홈페이지 캡처] |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