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지난 7월 중순 부산에서 가로 3.5 세로 3.5m 정도의 싱크홀이 발견된 지 한달여만에 서울에서 가로 30m 세로 10m 크기 초대형 싱크홀 현상(땅꺼짐)이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만약 싱크홀이 조금 더 크게, 혹은 아파트와 조금더 가까운 위치에서 발생했다면 아파트가 무너지는 아찔한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싱크홀에 대한 정부당국의 대대적인 진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
31일 오전 4시36분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에서 싱크홀이 발견돼 주민들이 대피했다. 가로 30m, 세로 10m나 되는 초대형 싱크홀이었다.
[서울=뉴스핌] 김현우 수습기자 = 31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싱크홀 . 2018.08.31. withu@newspim.com |
싱크홀은 지표면이 움푹 꺼져 커다란 웅덩이가 생기는 현상이다. 땅꺼짐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크기는 손바닥 크기의 작은 구멍부터 도시 하나에 준하는 크기까지 천차만별이다. 지난 2014년 8월 서울 송파구 석촌동 지하차도에서 무더기로 발견되기도 했다.
아파트 주민 150여명은 소방당국의 통제 하에 인근 경로당 등으로 긴급대피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관계자는 "오전 5시9분에 일부 주민 대피 시작했고, 오전 5시52분쯤 주민 95%가량이 대피 완료했다"고 말했다. 주민 2명은 놀라 병원으로 이송됐다.
◆ 싱크홀 원인은 천차만별... 하수관로 노후화부터 부실공사까지
싱크홀은 주로 지하 암석이 용해되거나, 기존의 동굴이 붕괴되며 생긴다. 특히 안의 지하수가 빠져 빈공간이 되면 땅굴의 천장이 그 무게를 견디지 못해서 땅이 꺼지게 되는 원리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전국 지역별 싱크홀 발생 현황’에 따르면 2013년부터 4년 간 발생한 싱크홀 3625건 가운데 2960건(81.7%)이 서울시에서 발생했다.
당시 이 의원은 노후된 하수관로를 서울시내 싱크홀 발생 주원인으로 꼽았다. 서울시내 전체 1만616km 하수관로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5176km가 3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이라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부실공사가 원인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박창근 관동대학교 토목학과 교수는 "이번 가산동 싱크홀 사태의 주 원인은 부실공사라고 생각한다"라며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입되면 제대로 차단해야 하는데 그런 공법을 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 단지 인근 신축 오피스텔 공사를 진행하며 땅을 파내는 과정에서 지하수가 새어나왔고, 이를 제어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하에 빈공간이 생겼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이번 싱크홀 규모가 상당히 크다"며 "주위에 얼마든지 그러한 싱크홀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방당국은 며칠째 이어진 폭우로 공사장 주변 지반이 약해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천구에는 지난 27일 0시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148.5mm의 비가 내렸다. 현재 현장에서는 안전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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