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진호 기자 = 내년 7월까지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유예된 은행권이 조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오는 10월부터 도입키로 했으며, KEB하나은행,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노사는 연내 도입을 목표로 협의중이다.
우리은행 노사는 시중은행 최초로 주52시간 근무제를 10월에 조기 도입한다고 지난 달 30일 밝혔다. [사진=우리은행] |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노사는 주 52시간 근무제의 연내 도입을 위한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는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최근 산별교섭을 통해 올해 안에 주 52시간 근무제를 도입키로 합의한 데 따른 결과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노사가 주 52시간 근무제를 연내 도입키로 합의했던 만큼 조만간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본다"며 "산별교섭에서 방향성이 정해진 만큼 현재 도입 시기와 구체적인 세부사항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노사는 현재 주 52시간 근무제의 적용 범위 등을 놓고 세부조율 중인 상황이다. 노조 측에서는 모든 부서에 예외 없이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의견인 반면 사측에서는 트레이딩·신탁부 등 일부 부서는 조금 예외로 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근로시간 단축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노사가 관련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화된 것은 없다"면서도 "연내 도입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당초 은행과 보험, 카드 등 금융사들은 고객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1년 유예받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7월부터 주 52시간 근무가 시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월 '근로시간 단축 관련 은행업종 간담회'에서 "노동시간 단축이 더 많은 청년이 금융분야에 취업할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하며 연내 도입 논의가 본격화됐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이미 주 52시간 도입 일정을 확정했다.
우리은행 노사는 지난달 30일 은행권 최초로 주 52시간 근무에 합의했다. 9월 한 달 동안 준비기간을 갖고 10월부터 모든 부서와 영업점 등에서 예외부서 없이 전면 도입키로 했다.
KEB하나은행 역시 10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노사가 막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석달간 시범 운영한 이후 내년 1월에 전면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은행보다 규모가 작은 금융지주의 경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앞서 유연 근무제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금융지주의 경우 대부분 직원이 300명 이하라 주 52시간 제도가 오는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도입돼 조기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달부터 '선택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근무시간을 주 52시간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조절하는 제도다. KB금융지주는 다음 달부터 PC오프제를 적용할 방침이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만 컴퓨터로 업무가 가능하다. 이외 시간에 업무를 보기 위해선 추가 근무를 신청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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