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부국증권이 오는 10일 법원에 출두해 맥쿼리인프라 의결권 매수 의혹에 대해 소명한다.
앞서 맥쿼리자산운용은 부국증권의 불법적 대차거래가 의심된다며 의결권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부국증권은 이에 대해 "단기 이벤트 앞두고 증권사 프랍데스크에서 흔히 쓰는 전략"이라는 입장이다.
맥쿼리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부국증권과 한국타이어, 플랫폼파트너스가 불법적인 대차거래를 통해 의결권을 확보한 정황이 있다며 법원에 의결권 가처분 신청을 냈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맥쿼리인프라의 주주명부 폐쇄일인 지난달 21일 주식 대차거래가 평소의 20배가 넘는 1770만주 이상 이뤄졌다. 이날 대차 잔고는 약 2780만주에 육박해 맥쿼리인프라 발행 주식의 8.2% 규모까지 이르렀다.
당시 한국타이어는 투자를 목적으로 50만주 가량을 대차거래가 아닌 실제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플랫폼파트너스는 "우리는 40만주를 대차했다"며 "주총을 앞두고 우호지분을 늘리기 위해 의결권을 확보하는 것은 흔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내법상 대차거래는 불법이 아니며 중개기관인 증권금융은 대차거래시 원 주인의 의결권이 보장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부국증권의 경우 560만주 가량을 대차해 의결권을 확보했다. 이에 대해 맥쿼리자산운용은 부국증권과 플랫폼파트너스 운용역의 개인적 관계를 이유로 불법적 대차거래를 통한 공동의결권 행사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플랫폼파트너스의 K상무가 부국증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부국증권은 "일종의 이벤트 드리븐 전략"이라고 반박했다. 이벤트 드리븐 전략은 M&A 등 각종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주가 변동 기회를 포착, 수익을 창출하는 투자 전략이다. 실제로 이 거래는 대차거래와 공매도 등 다양한 숏 전략을 사용해 절대수익을 내는 프랍 부서 중 하나인 MS센터에서 이뤄졌다. 단기 이벤트를 앞두고 대차거래나 공매도를 통해 시세차익을 추구하는 것은 많은 증권사 프랍데스크에서 쓰는 전략이다. 부국증권은 "과거 삼성물산이나 LG생명과학, 케이피케미칼 등 수많은 기업들의 합병 이벤트가 있을 때 같은 전략을 사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매니저는 "이는 행동주의 전략의 일환으로, 의결권을 확보함으로써 배당이나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분이 많으면 회사 경영진들과 커뮤니케이션도 비교적 수월하다. 이후 시세 상승이 예상되는 쪽으로 표를 행사하는 전략"이라고 풀이했다.
부국증권 관계자는 "그간 맥쿼리인프라는 인프라투자 특성상 주가에 큰 변동이 없었지만, 자산운용사 교체시 성과보수가 폐지되고 운용보수가 크게 낮아지는 등 주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며 "양측 경영진에 회사의 전망이나 비전 등 구체적 설명을 듣고 주주 이익 제고가 예상되는 방향으로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전해왔다. 다만 아직 의결권 행사 가능 여부가 불확실해 정식으로 관계자 미팅은 아직 진행하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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