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최근 바이오 업계는 세계 최초의 '리보핵산 간섭(RNAi)' 치료제 탄생 소식에 떠들썩했다.
미국 바이오 기업 앨라일람 파마슈티컬스(이하 앨라일람)는 지난달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세계 첫 RNAi 치료제 판매 허가를 받았다. RNA 기반 기술을 이용한 첨단 치료제의 상용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달 방한한 무티아 마노하란 앨라일람 수석부사장은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FDA가 RNAi 치료제를 허가한 것은 제약 산업과 학계가 RNAi 기술의 가치를 인정한 것"이라며 "RNAi의 치료제로써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무티아 마노하란 앨라일람 수석부사장이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김근희 뉴스핌 기자] |
RNA는 DNA가 이런 단백질을 만들 때 유전정보를 전달하고, 작용하는 올리고핵산이다. 암 등의 질병은 DNA가 단백질을 만들면서 생기는 돌연변이 때문에 발병하는데, RNA 간섭(RNAi)은 이중 나선 구조의 RNA를 이용해 질환 발병에 영향을 주는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막는 것이다.
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교수와 앤드루 파이어 미국 스탠퍼드대 의대 교수가 1998년 이 현상을 처음으로 발견해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무노하란 수석부사장은 "RNAi는 우리 몸에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이용한 것으로 부작용이 적다"며 "이 같은 원리로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노하란 수석부사장은 RNAi 치료제의 잠재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앨라일람이 2002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이후 RNAi 치료제 개발에만 매달려온 것도 이 때문이다. 마침내 이 회사는 RNAi 기술이 알려진 후 20년 만에 처음으로 치료제 상용화에 성공했다.
마노하란 수석부사장은 "면역반응과 부작용을 줄이는 것, 치료제를 세포에 전달하게 하는 방법 등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앨라일람 만의 약물전달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앨라일람이 개발한 온파트로는 '유전성 ATTR 아밀로이드증' 을 일으키는 비정상적인 TTR 단백질이 생성되는 것을 차단한다. 유전성 ATTR 아밀로이드증은 희귀질환으로, 전 세계 약 5만명이 앓고 있다. 이 치료제는 환자 225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에서 근력, 감각, 반사, 자율신경 등 다발성 신경병증 증상이 개선되는 효과를 입증했다.
마노하란 수석부사장은 "앨라일람은 온파트로 외에도 다른 신약후보물질들을 보유 중"이라며 "앞으로 RNAi 치료제 분야의 선구적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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