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아영 전민준 기자=르노삼성자동차의 최대주주(지분율 79%)인 프랑스 르노그룹이 한국에 첫 번째 단독전시장을 연다. 업계에서는 ‘삼성’이라는 상표를 사용하는 르노가 삼성 브랜드를 떼고 홀로서기에 본격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 본사는 내년 수도권에 기존 르노삼성 ‘태풍’ 로고가 아닌 르노 ‘로장주(다이아몬드)’를 부착한 전시장을 개장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중이다. 여기에는 마스터와 캉구 등 르노를 대표하는 상용차를 전시할 예정이다. 또, 기존 르노삼성 전시장과 별도로 유럽공장에서 수출하는 클리오, 트위지, QM3 등을 모아놓은 전시장까지 마련하는 것도 논의 중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상용차는 현 전시장에서 구매 가능하지만 따로 전시장도 운영할 계획이다”며 “별도 세단 전시장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이 영업 일선에 있는 전시장을 통해 르노 브랜드 알리기에 나선 것은 지난 2015년 부터다. 당시 르노삼성은 파란색으로 꾸며졌던 230여개의 전시장을 르노의 상징인 노란색으로 바꾸고, 내부엔 르노가 생산하는 모델만 전시하는 ‘르노 존’도 새롭게 만들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르노가 삼성 브랜드와 점진적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다.
특히 이번 전시장은 법인 설립 후 18년 만에 전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로장주 엠블럼을 부착한 르노 전용 전시장이라는 게 특징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당분간 고객 반응을 살펴본 후 자연스럽게 전국 전시장에서 ‘삼성’ 브랜드를 지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국내에 르노가 잘 알려지지 않아 삼성 브랜드의 신뢰도가 회사 성장에 긍정적 역할을 한 게 사실"이라며 "이제 르노의 인지도도 높아졌고, 수입차 선호도도 높아진 게 과거와 달라진 점이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전시장. [사진=르노삼성자동차] |
르노는 현재 삼성전자와 상표권 계약 만료를 2년 남겨두고 있다. 지난 2000년 삼성자동차를 인수할 당시 국내 시장 안착을 위해 연간 매출액의 0.8%를 사용료로 지급하고, 삼성 브랜드를 사용한다는 10년 단위의 계약을 체결했다.
업계에서는 국내 수입차 시장 확대로 르노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긍정적으로 개선됐고, 수백억원의 상표 사용료가 부담돼 오는 2020년엔 재계약 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르노도 지난 2017년부터 수입차는 로장주, 부산공장 생산 차엔 태풍을 다는 이원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전기차 트위지와 해치백 클리오, 상용차 마스터 등 유럽에서 들어오는 모델엔 모두 로장주 엠블럼을 부착한다.
이와 관련 르노삼성 관계자는 “상용차 전시장을 따로 만드는 게 큰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며 “재계약은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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