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뉴스핌] 채송무 기자 = 프란치스코 교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여 방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 외교에 중대한 계기가 만들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8일 정오,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방북 요청에 대해 "문 대통령이 전한 말씀으로도 충분하나 공식 초청장을 보내주면 좋겠다"며 "초청장이 오면 무조건 응답을 줄 것이고 나는 갈 수 있다"고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유럽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8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 교황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와 함게 "한반도에서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 중인 한국 정부의 노력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멈추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라, 두려워하지 말라"고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년간 한반도 문제에 있어 어려운 고비마다 '모든 갈등에 있어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교황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또 새겼다"며 "그 결과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나는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유럽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독대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문 대통령은 또, "지난달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위원장에게 '교황께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관심이 많다'고 교황을 만나뵐 것을 제안했고, 김 위원장은 바로 그 자리에서 '교황님이 평양을 방문하시면 열렬히 환영하겠다'는 적극 환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그동안 교황께서 평창 올림픽과 정상회담 때마다 남북 평화를 위해 축원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했고, 교황은 "오히려 내가 깊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의 2014년 한국 방문시 세월호 유가족 및 위안부 할머니, 꽃동네 주민들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신데 대해 감사하다"고 했고, 교황은 "당시 한국에서 미사를 집전할 때 위안부 할머니들이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고 회고했다.

문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면담은 이날 정오부터 약 45분간 진행됐다. 관례상 교황과의 면담 내용은 비공개가 원칙이지만 청와대는 사전에 바티칸과 협의를 거쳐 면담의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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