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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공동선언 '마이웨이 비준' 논란...선후 갈등에 위헌 시비까지

기사등록 : 2018-10-2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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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23일 평양공동선언 심의·의결 직후 비준
한국당 "국가 안전보장 조약, 국회 비준 안 받는 것은 위헌"
野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검토...비준 논란 이어질 듯
문성묵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때도 대통령 비준으로 논란"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3차 남북정상회담의 합의문인 평양공동선언과 남북군사합의서를 국회 처리에 앞서 23일 독자적으로 비준한 것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합의서를 심의·의결했다. 또 국무회의 심의 의결 후 곧바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합의서를 재가했다. 대통령이 진행할 수 있는 모든 서명 절차를 하루 만에 마무리한 셈이다.

이에 따라 평양공동선언은 정부가 요청하는 시일에 관보에 게재되면 즉시 효력이 발생된다. 다만 남북 군사합의서는 관례에 따라 북한과의 문서 교환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비준 절차에 좀 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국무회의에서 평양공동선언과 남북 군사합의서를 의결했다. [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을 재가한 것에 대해 "남북관계의 발전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더 쉽게 만들어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길 뿐만 아니라 한반도 위기 요인을 없애 우리 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비준되는 합의서들이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각 부처가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다. 평양공동선언의 선행 합의문인 판문점선언이 아직 국회 비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따라서 후속 합의 성격인 평양공동선언을 국회 동의 없이 문 대통령이 먼저 비준한 것을 두고 선후가 틀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감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0.23 yooksa@newspim.com

◆ "남북군사합의서 대통령 비준은 위헌" 한국당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검토

위헌 논란도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야당은 중대한 국가의 안전 보장과 관련된 조약에 대해 국회의 비준 동의를 받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입장을 정했다. 한국당은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출할 방침이다.

헌법 제60조 1항에 따르면 국회는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

야당은 남북 군사합의서가 안전보장 혹은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에 해당되기 때문에 국회 비준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문점선언에 대해 국회의 비준 대상이 아니라고 했던 바른미래당도 평양정상회담과 남북 군사합의서의 대통령 비준에 대해서는 순서에 맞지 않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靑 "과거에도 원칙과 선언적 합의에 동의 받은 것 없다"
    문성묵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 때도 논란, 갈등 불가피"

청와대는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주는 것이 아니며 원칙과 선언적 합의이기 때문에 국회 비준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과거에도 원칙과 선언적 합의에 대해 (국회 동의를) 받은 것이 없었다"며 "새로운 남북의 부분 합의들이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만들 때 국회 비준 대상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위헌 논란 등 정치권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성묵 국가안보전략연구소 통일전략센터장은 "1992년에도 남북기본합의서, 남북 불가침 부속 합의서 등에 대해 국회 비준을 받지 않고 대통령 비준을 했었는데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다"고 말했다.

문 센터장은 "남북기본합의서는 지켜지지 않으면서 논란이 의미가 없어졌지만, 남북 군사합의서는 지금도 지켜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회 비준 논란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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