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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대 오른' 현대차그룹, 소통강화로 위기 넘는다

기사등록 : 2018-10-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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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어닝쇼크', 현대제철 '통상임금'
정 수석부회장, 협력사 등과 소통 및 현장 행보 강화

[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현대차 그룹이 기로에 섰다.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악화로 위기에 처한 것이다. 가뜩이나 지배구조 개편안 마련 등 큰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실적 회복이라는 가장 무거운 숙제를 떠 안은 것이다.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본사 [사진=뉴스핌DB]

기아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전환했다고 26일 밝혔다. '흑자전환'이라는 것만 보면 좋아 보이지만, 이는 작년 통상임금 관련 비용 반영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오히려 시장 예상치인 3000억원 수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앞서 현대차 역시 3분기에 시장에 충격을 줄 정도로 안 좋은 실적을 내놨다. 288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전년동기보다 70% 이상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에 이어 현대제철은 통상임금 소송에 따른 3500억원 정도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분기 기아차가 통상임금 비용으로 인해 적자를 낸 것처럼, 현대제철 역시 이에 따른 실적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올해 승진하면서 그룹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정 수석부회장에게는 주력 계열사의 실적 악화라는 큰 걸림돌이 생긴 것이다. 기존 사업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 미래를 위한 투자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비용 마련 등에 차질이 발생한다. 다시 말해 정 수석부회장에게는 실적 회복이 가장 시급한 문제가 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최근 조직을 사업 현장 중심으로 개편, 판매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북미, 유럽, 중국 등 지역별로 사업 완전체 형태의 조직을 꾸린 것이다. 이를 통해 해당 지역에 가장 맞는 개발과 생산, 마케팅,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이는 정 수석부회장이 승진 전부터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노력은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올들어 자동차 판매가 점차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3분기에도 현대차의 경우 고객서비스 비용 등 일시적인 비용이 급증해 이익률이 급감한 것이지, 매출은 작년보다 소폭이지만 늘었다.

다만 고민은 기아차, 현대제철의 경우처럼 통상임금 등 노동관련 이슈들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가뜩이나 현대기아차의 노동생산성은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노조는 매년 파업을 무기삼아 영업 성과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 역시 정 수석부회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국내 영업장에서 노조와 관련된 문제는 기업논리, 경제논리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실적 회복이라는 숙제를 풀어야 할 정 수석부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건비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할 경우 정 수석부회장은 명실상부한 현대차그룹의 리더로 한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수석부회장은 업황 부진 등의 문제를 현장과 소통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최근 1차 협력사들을 만나 산업 불황 극복에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하는 등 현장 경영의 행보에 나서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함께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달라"며 "신차 라인업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찾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담당 부서에 어려운 협력사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jinebi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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