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달러화 강세가 심상치 않다. 달러 인덱스는 올 2월초 88.5까지 떨어졌다 4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 96선을 넘어섰다. 미국의 경기 확장세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된 것을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내년에도 달러 강세가 계속될 것인가를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 성장세 둔화로 경기 차별화가 축소돼 강달러가 완화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확대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6일 현재 달러 강세의 배경에 대해 "미국이 경상수지 불균형을 축소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달러 공급이 줄어들고 있고, 더 나아가 미 연준이 생각보다 빠르게 유동성을 축소하면서 신흥국에서 미국으로의 자금 회귀에 대한 공포가 높아져 달러 강세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 달러 강세 꺾인다 VS 지속된다
내년 달러 강세가 꺾인다고 보는 시각은 미국 성장세 둔화로 경제 성장률 격차가 축소되고 통화정책 차별화 이슈도 잦아들면서 달러 베팅 포지션이 정리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홍춘옥 팀장은 "달러 강세는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가 더뎌지는 올 4분기를 고비로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내년부터 미국의 강한 경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말 시행된 대규모 감세 정책 효과가 올해 많이 반영됐으나 내년 이후 부터는 효과가 잦아들 것이라는 얘기다. 또 미중간 무역분쟁이 장기화함에 따라 기업들의 상황도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은 쉽지 않다.
백석현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는 지금의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된다고 보는데, 내년에는 어느 시점에 미국과 다른 주요 경제권과의 경기 여건 차별화나 통화정책 차별화 이슈가 줄어들면서 시장에 달러 강세 베팅 포지션을 정리하는 움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그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 중국경제 둔화, 미중 갈등 등 전반적인 경제 여건이 안전자산 달러화 수요를 어느 정도 뒷받침 하기 때문에 달러화가 지속적으로 하락하기 보다는 바닥을 다지고 다시 상승하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도 "2019년 달러 강세 주춤해지며 소폭 약세 전환이 가능하다"며 "달러/원 환율 예상범위는 1080~1130원이며 연 평균으로는 1100원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중국도 무역분쟁 부담을 금리 인하로 대응하면서 달러화 강세가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환율은 금리 차이를 반영하는 부분이 있는데 미국은 금리 올리고 중국은 트럼프의 무역 압박에 금리를 내려서 대응하고 있으니 차이가 더 벌어진다"며 "위안화는 약해지고 달러는 강해지면서 이에 연동해 우리나라 원화도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기가 안좋고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해지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져서 오히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커진다"며 "확률적으로 보면 달러 자체는 강세로 갈 가능성이 높고, 내년에 달러/원 환율 기준 1200원까지도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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