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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시중은행들이 내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짜고 있다. 올해 조단위의 순이익 성장세를 구가했지만 내년에는 다를 것이라며 잔뜩 움츠리고 있다.
△경제성장둔화 △가계부채관리대책 시행 △미중 무역분쟁 △급격한 글로벌 금리상승 등의 불확실 요인들이 동시에 발생해 '복합적인 위기'가 닥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 대출 증가 목표도 올해(7%대)의 절반 가량인 ‘4~5%’로 잡아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 최근 주요 5대 은행은 2019년 사업계획 수립에 들어갔다. 이번 달 안으로 마무리를 하고 12월경부터 새로운 영업전략이 모습을 드러낸다.
주요 시중은행 사옥 [사진=각 사] |
KB국민은행은 내년 대출증가 목표를 4~5%로 수립하고 있다. 기업대출은 7~8%로 견조한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가계대출이 2~3%로 대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6%대의 절반에 그친다. 경기둔화와 가계부채관리대책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봐서다. DSR(총부채상환비율) 등 9.13 부동산대책에 따른 가계대출 자산이 2조4000억원, 순이익은 260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은행은 내년 대출성장률을 ‘3~4%’로 보고 있다. 경제성장률 안팎의 범위 내에서 대출전략을 가져간다는 계획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을 비롯한 경제연구소는 내년 우리나라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을 올해보다 낮은 2.6% 내외로 예상한다.
장동기 신한지주 부사장은 "일부 업종의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해서 건전성 저하 우려가 있다"며 "소호(SOHO)와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몇 년간 속도 조절을 한 바 있고 크레딧 사이클의 큰 변곡점을 앞둔 상황이라 GDP 성장률을 감안해서 신중한 대출 전략을 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은 내년도 사업전략 윤곽이 아직 나오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금융지주회사 전환이 과제여서, 금융당국의 인가가 나오는 11월은 지나야 내년도 사업전략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경쟁은행들처럼 GDP성장률 대비 ‘플러스 1~2%p’ 대출성장률을 따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중은행 모 부행장은 “내년은 복합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있어 금리 상승에 따른 한계기업 분석, 취약차주 증가, 소호대출 위험의 가계대출 전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이 가계부실의 선행지표와 다중채무자를 세그먼트별로 세분화해 맞춤 대응하는 대출총량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연구원은 전날 열린 '2019년 경제 및 금융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국내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증가율은 올해 전망치 4.39%, 4.81%보다 낮은 2.7%, 4.74%로 내다봤다. 당기순이익이 올해 전망치보다 2조원 감소한 9조800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hkj7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