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과 관련해 국제사회로부터 비난과 압력을 받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지난해 숙청 대상이 됐던 왕실 인사 석방으로 위기 탈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빈 살만 왕세자의 조카인 칼리드 빈 탈랄 사우디 왕자가 석방됐다. 지난해 빈 살만 왕세자의 반부패 숙청 작업의 일환으로 구금된 지 11개월 만이다.
탈랄 왕자 가족은 SNS에 그가 지난 토요일 집으로 돌아온 사진을 올렸고, 무사히 돌아와 감사하다는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소식통들은 사우디가 카슈끄지 사태로 지난 2001년 9.11 사태 이후 최악의 외교적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동맹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왕족 내 지지 강화를 꾀하기 위해 숙청 인사들을 잇달아 사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왕실 고위 관계자는 “(칼리드 왕자 석방으로) 사우디 왕실이 변화를 원하며 진지한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외부에 보여주고 싶어 한다”면서 “칼리드 왕자가 빈 살만 왕세자의 부패 단속을 비난하다 구금됐던 만큼 이번 석방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가 다른 왕가 인사와 기업인들을 조만간 석방할 것으로 보이며, 석방 대상이 성직자와 사회활동가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내부 관계자들은 사우디 왕실이 석방을 통해 빈 살만 왕세자를 중심으로 더 공고한 지배 조직을 구축하려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