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글로벌

美 민주당 "'트럼프 탄핵'에만 집중하면 2020년 선거서 패할 것"

기사등록 : 2018-11-12 09:41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탄핵 보다 '건강 보험 및 이민법' 등 현안에 집중해야"

[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최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한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 아닌 주요 현안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의 보도에 따르면 중간선거 이후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새롭게 당선된 의원들을 포함한 민주당 의원들을 소집해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선거 공약으로 내세운 의료 보험 혜택 및 처방약 가격 인하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의원들은 트럼프의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해임과 관련한 대처 방안에 대해 논의했으며, NYT는 이런 행보가 민주당이 현재 직면한 문제를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문은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의 도발에 맞서면서 동시에 자신들의 어젠다를 어떻게 내놓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선임 고문으로 일했던 데이비드 액슬로드는 NYT에 "민주당 의원들은 트럼프와 전쟁을 치르기 위해 당선된 것이 아니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의료보험 및 자신의 지역구가 맞닥뜨린 경제 문제들과 관련해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기 위해 당선된 것이다. 선거가 끝난 뒤 첫날부터 자신들의 모든 에너지를 트럼프를 괴롭히는 데 쏟아붓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조시 고티머(뉴저지) 의원도 "우리가 만약 탁핵과 의사 방해에만 집중한다면 오는 2020년 선거에서 패할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우리가 이번에 어떻게 하원을 탈환했는지를 생각해본다면 승리를 위한 최고의 방법은 중도주의 노선으로 가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의원은 건강보험과 더불어 인프라 문제, 이민법 정비 등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의견이 일치하는 부분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낸시 펠로시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사진=로이터 뉴스핌]

◆ 탄핵 보다 "건강 보험 및 이민법" 등 현안에 집중해야

민주당 내부 논의는 몇 주 후 하원의장직 투표가 치러지기 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하원 장악으로 펠로시 의원의 하원의장 귀환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펠로시 역시 자신이 하원의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100%"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하원의장직을 두고 펠로시에 맞설 수 있는 의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리더십 세대교체를 바라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티머 의원 포함한 소수의 민주당 의원은 절대로 다수당 지위를 내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펠로시 의원에 누가 도전장을 내밀 수 있겠냐고 반문하면서도,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원을 이끌어간다는 약속을 얻어내기 전까지 하원 의장직에 대한 투표를 보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즉 민주당 내부에서는 펠로시 외에 트럼프 행정부에 제동을 걸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펠로시가 이끌 하원에 대한 우려가 산재된 상태다.

디나 티투스(네바다) 하원의원은 "펠로시가 민주당 어젠다로 내세운 것들은 과거 2006년 선거 직후 내세운 것들과 똑같은 것들이다"라며 "대중은 총기 사고와 드리머(어릴 때 부모를 따라 불법 입국한 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문제들에 관심 있다. 이 두 가지 현안이 우리가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할 법안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새로운 어젠다를 갖고 있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 보수 성향 분파 의원들이 모인 블루도그연합 소속의 헨리 쿠에야(텍사스)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 의사 결정 과정에서 보수 성향의 의견도 반영해주길 희망한다고 밝히면서도, 민주당이 자신들이 새롭게 가진 권력을 이용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강한 욕구를 억누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만약 우리가 트럼프에 대한 탄핵으로 시작하면 미국인들은 '우리가 지금 누구에게 책임을 맡긴 거지?'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탄핵이 아닌) 주요 현안들을 처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의원은 "나는 2년 동안 다수당 지위를 누리다가 쫓겨나는 일을 또다시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케이티 힐(캘리포니아) 의원도 "만약 헌법 위기가 불어닥친다면, 당연히 그것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발언으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한다면, 나는 다른 문제를 꺼내들어 대화의 주제를 바꿀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에 대한 비판과 자신의 지역구 문제를 해결하는데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역설했다. 

 

saewkim91@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