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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에 부동산 경매 매물 '우르르'

기사등록 : 2018-11-17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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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법원경매 진행건수, 2년5개월래 최대..작년 금리인상 여파
법인대출·가계대출 연체율 상승..올 들어 대기업 대출연체 급등

[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금리 인상 후폭풍으로 법원 부동산 경매시장에 매물이 늘고 있다. 

작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부동산시장 불황과 경기 부진이 맞물리며 대출을 못갚는 가계와 법인이 늘고 있어서다.

특히 기업들의 대출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법인 소유 매물이 경매에 대거 나올 전망이다.

17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법원경매 진행건수는 1만1220건으로 지난 2016년 5월(1만2153건)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월인 지난 9월에 비해서는 2878건 증가했다. 특히 이 가운데 유찰되지 않고 새로 나온 물건(신건)은 2599건으로 전달(941건)에 비해 2.8배 증가했다.

신건이 이처럼 증가한 것은 지난해 금리 인상 이후 경매로 넘어온 물건이 늘었다는 반증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담보대출에서 이자 납입연체가 2~3회 이상 지속되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은 돈을 빌린 사람에게 담보로 받은 부동산을 경매에 넘긴다. 부동산이 경매에 넘겨진 후 실제 경매시장에 나오기까지 통상 7~8개월 걸린다. 이에 따라 작년 11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시장 타격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서지우 지지옥션 연구원은 "지난달 기준으로 역산을 해보면 자산이 경매에 넘겨진 시점은 (7~8개월 전인) 올해 2~3월로 추정된다"며 "그 전에 이자 납입이 2~3회 연체됐다고 가정하면 작년 11월~12월부터 연체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작년 11월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포인트(p) 인상한 후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도 껑충 뛰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가계 일시상환방식 주택담보대출 평균이자율은 작년 10월 최저 연 2.67%(KB국민은행)였으나 두 달 뒤인 작년 12월에는 연 3.31%로 상승했다. 두 달 사이 0.64%p 오른 것. 올해 2월과 3월에는 다시 3.41%, 3.62%로 올랐다.

중소기업 대상 법인 부동산 담보대출상품인 '중소기업 물적담보대출' 평균이자율은 작년 10월 최저 연 3.09%(KDB산업은행)였으나 두 달 후인 작년 12월 연 3.97%로 상승했다. 올해 2월에는 4.11%로 추가 상승했다. 4개월 새 4분의 1에 해당하는 1%p 오른 것. 

또 대기업 대상 담보·신용대출 가중평균이자율은 작년 10월 연 3.11%에서 두 달 후인 작년 12월 3.28%로 0.17%p 올랐다. 올해 2월에는 3.31%로 더 올랐다.

금리가 오르자 가계 및 법인대출 연체율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 12월 0.23%에서 올해 1월 0.25%, 올해 2월 0.28%로 올랐다.

중소기업 대출연체율은 작년 12월 0.48%에서 올해 1월 0.59%, 올해 2월 0.69%로 높아졌다. 중소·대기업을 포함한 법인 대출연체율은 작년 12월 0.47%, 올해 1월 0.56%, 올해 2월 0.64%로 상승했다.

특히 올해 들어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크게 뛰고 있는 상황이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0.45%에서 올해 4월 1.76%, 올해 9월 1.78%로 상승했다. 

반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3월 0.25%에서 올해 9월 0.26%로 큰 변화가 없었다. 가계대출에 포함된 주택담보대출(0.18%→0.19%), 가계신용대출(0.4%→0.42%)도 연체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

강은현 EH경매연구소 대표는 "법인은 금리상승에 따른 어려움에 노출돼 있다"며 "이자를 연체했다고 해서 무조건 자산이 경매로 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부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4월부터 법인 대출 연체율이 높아진 만큼 내년 경매시장에 법인 물건이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강은현 대표는 "기업이 최종적으로 부도가 나면 채권자는 경매를 거쳐 채권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며 "내년 경매물건 중 대기업 물건의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sungso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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