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부동산

오송역 KTX 단전사고 후 코레일·SR 미숙한 대처로 승객불만 고조

기사등록 : 2018-11-21 17:30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KTX·SRT 120여편, 최대 5시간 가량 지연
단전사고 후 12시간 지난 새벽 5시에야 정상운행 시작
공지 느리고 안내도 부족해..체계적인 대응매뉴얼 필요

[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승객들에게 사과한다는 말 한마디면 끝인가요?"

지난 밤 고속열차 지연사태로 피해를 입은 승객들로부터 재발방지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날 KTX와 SRT 고속열차는 최대 4시간에서 5시간 정도 지연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단전 직후 열차 지연이 예상됨에도 한국철도공사와 수서고속철 운영사인 ㈜SR의 예매 어플리케이션엔 지연 관련 내용이 전혀 공지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역무원 및 승무원의 미숙한 대처도 함께 언급되면서 보다 체계적인 대응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21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포털사이트에서 지난 밤 고속열차 지연사태로 피해를 입은 승객들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5시경 발생한 단전사고 여파로 오늘 새벽 5시 첫차가 운행하기까지 약 12시간 동안 약 120여편의 고속열차가 지연됐다. 하지만 코레일과 SR의 예매 어플리케이션(앱) ‘코레일톡’과 ‘SR 고속열차’에는 사고 당일 오후 7시까지도 열차지연과 관련된 안내 및 공지가 올라오지 않은 채로 발권 서비스가 계속됐다.

이날 열차지연으로 인해 역에 도착해 표를 취소한 승객은 “예매 앱에 아무 공지도 없어 상황을 모른 채로 역에 도착했다”며 “대부분 앱으로 먼저 표를 끊고 역에 오는데 그 전에 문자 알림이라도 해줬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코레일과 SR 모두 열차 지연 발생시 사전 예매 승객에게 문자를 비롯한 방법으로 지연을 알리는 서비스는 없다. 또 첫 지연 알림이 고지된 오후 7시경에도 이미 출발한 열차에만 지연 여부가 표시돼 승객들이 대안 교통수단을 찾지 못한 상태로 예매가 이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일 오후 7시 30분경 KTX(왼쪽)·SR(오른쪽) 예매 어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지연 관련 공지. SR은 오후 7시 28분 당시 29분 출발 열차만 '지연' 표시돼 있다. 코레일은 예매 버튼을 누르면 이미 지연고지를 했기 때문에 지연보상금이 지불되지 않는다는 공지만 나왔다. [사진=나은경 기자]

긴 시간 동안 열차에서 충분한 안내를 받지 못한 데 대한 승객들의 불만도 컸다.

동대구역에서 오후 7시에 출발하는 SRT를 예매한 권모(34)씨는 “전달 내용도 부실했지만 전달 방식도 미숙해 열차 안에서 무한 대기하는 승객들이 안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권씨는 이어 승무원 대응 매뉴얼의 부실함도 지적했다. 권씨는 “단선으로 양방향 운행돼 열차 지연이 늦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승무원에게 전달받지 못하고 기사를 검색해서야 알았다”며 “열차 안이 시끄럽지도 않았는데 안내방송을 진행하는 남자 직원의 목소리가 작고 약해 내용을 파악하기도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20일 저녁 7시쯤 서울역 내부 모습 [사진=노해철 기자] 2018.11.20 sun90@newspim.com

이밖에 승객들이 가장 불만을 토로하는 부분은 열차가 얼마나 지연될지 알 수 없었다는 점이다. 권씨는 “출발한 곳이 복합환승센터인 동대구역이었기 때문에 2시간 이상 연착될 것을 알았다면 고속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레일과 SR에 따르면 이날 KTX는 최대 4시간 40여분, SRT는 5시간까지 열차가 지연됐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1시간 50분만에 단전된 전차선이 복구됐기 때문에 당시에는 4~5시간 열차 지연이 되리라고 짐작하지 못했다”며 “최대한 안전하게 운행하기 위해 사고를 수습하다보니 예상보다 늦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연착으로 대중교통 운행이 종료된 새벽에 열차가 도착하자 코레일과 SR의 협의로 지하철 연장운행이 이뤄졌다. 이후 SR은 역내 주차장을 무료 개방해 가족 및 친구들이 승객을 태워갈 수 있도록 했고 자체적으로 전세버스를 운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열차 지연 피해를 본 승객들은 보다 확실한 재발방지책과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사고 당일 한 포털사이트에는 ‘11월 20일 KTX, SRT 열차지연 손해배상 소송 카페’가 만들어졌다. 다른 승객들도 ‘#KTX지연’과 같은 태그를 달아 SNS에서 이날 지연사태에 대해 토로하고 있다.

코레일과 SR은 지연보상과 관련된 규정에 따라 추후 보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SR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보상은 공정거래위 고시 소비자 분쟁해결기준에서 정한 지연보상규정에 따라 현금지급의 경우 운임의 50%까지 보상하고 그 외 연계교통수단 마련으로 다른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모든 직원이 비상대응체제 매뉴얼에 따라 대응을 했다”며 “그럼에도 불편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단전사고 원인이 충북도가 발주한 ‘다락교 고가도로 신설공사’에 있다고 결론 짓고 충청북도에 이번 지연사태로 인한 영업피해를 전액 청구하기로 했다.

 

nanana@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