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가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며 우크라이나 선박을 들이받고 사격을 가해 양측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각)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사건의 시작은 이날 오전 우크라이나 해군 함정 세 척이 러시아와 크림반도 사이를 흐르며 흑해와 아조프해를 연결하는 케르치해협 쪽으로 항해하면서 시작됐다.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교각 위에 러시아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우크라이나 군함이 각국의 해안 안보 보장을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을 위반, 러시아 영해로 불법적으로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규정상 케르치해협을 통과할 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해군은 자국 군함의 항해 계획을 러시아 측에 미리 통보했으며, 항해 계획 자체도 우크라이나 해상 안보를 위한 것으로 국제법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후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 해안 경비대 함정이 자국 군함을 향해 사격을 가해 최소한 한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예인선 예니카푸함을 들이받아 엔진이 손상됐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함 공격에 대해 러시아 측이 즉각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러시아의 ‘침략 행위(act of aggression)’로 규정하고 유럽연합(EU) 및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2003년 케르치해협과 아조프 해를 공유 영해로 지정하는 조약을 체결했지만, 러시아가 2014년 3월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한 뒤로 케르치해협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면서 양측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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