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백진엽 기자 = 아현국사 화재 이후 서비스 복구에 애를 먹고 있는 KT가 피해 고객 보상 문제 해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피해 지역 가입자들에게 1개월 요금 감면의 보상안을 내놨지만, 소상공인의 2차 피해와 타 지역 거주자이지만 해당 지역에서 피해를 본 이동통신 가입자 등에 대한 보상에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황창규 KT 회장이 25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아현지사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사고에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2018.11.25 yooksa@newspim.com |
KT는 화재가 발생한 다음날인 25일 '해당 지역 가입자에게 1개월 요금 감면'이라는 1차 보상안을 발표했다. 이 보상은 약관에 명시된 보상 기준 이상의 전격적인 보상안이다.
KT의 이용약관 중 통신 피해에 대한 보상 기준을 보면 '일 3시간, 월 누적 9시간'의 서비스 제한이 발생했을 경우 보상 대상이 된다. 이 경우 피해를 입은 시간에 해당하는 요금의 6배를 보상한다.
하지만 이번 화재와 통신 장애에 대해 KT는 약관에 명시된 기준이 아닌 지역 가입자에게 피해 시간과 무관하게 1개월 요금 감면이라는 보상안을 내놓은 것이다. 지역 가입자들에 대한 보상안은 충실하게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통신 장애로 인해 피해를 본 해당 지역 소상공인, 그리고 그 시기 해당 지역을 방문했다가 통신 피해를 입은 타 지역 이동통신 가입자들에 대한 보상이다. 이 경우 피해 규모를 파악하기도 힘들고, 각 사용자마다 상황이 다양하기 때문에 일괄적인 보상안을 마련하기도 힘들다.
충정로역 인근 한 PC방 사업주는 "매출을 끌어올려야 하는 주말 장사를 하지 못했다"며 "단순히 인터넷 이용료 면제로 끝날 문제는 아니고 해당 기간동안 장사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손해배상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 카드 결제 불가로 영업에 차질을 빚은 음식점이나 쇼핑매장, ATM 장애로 인해 현금을 찾지 못한 시민, 사업적으로 중요한 통화를 해야 하는데 휴대폰을 이용하지 못한 사람 등 수많은 2차 피해가 나올 수 있다.
KT 관계자는 "관련 피해에 대한 보상은 사안별로 복잡하기도 하고, 변수들이 많아 쉽게 보상안을 마련하기 어렵다"며 "보상 여부의 판단, 보상할 경우 어느 수준까지 해야하는지 등을 결정하기까지도 시간이 상당히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KT가 보상안을 내놓는다고 해서 마무리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 해당 보상안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에 따른 통신 피해 보상 과정에서 법정 다툼까지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통신 피해와 관련해 영업 손실 등 2차 피해에 대한 보상을 해 준 전례는 없다. 2014년 3월 SK텔레콤 이동전화 장애때도 약관 기준보다 더 많은 10배의 요금을 보상해 줬지만 영업손실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
하지만 KT는 이번 상황과 관련해 손해 보상을 검토중이다. 황창규 KT 회장은 "관련 기관과 협의해 이번 사고로 피해를 입은 개인, 소상공인 등 고객들에 대해 적극적인 보상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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