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히든스테이지
주요뉴스 산업

불붙는 금연치료제 경쟁… 연내 제품 90개 쏟아진다

기사등록 : 2018-11-27 06:25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금연치료제 챔픽스 복제약 잇따라 출시
600억 시장 두고 경쟁…약가 하락 변수

[서울=뉴스핌] 김근희 기자 = 금연치료제 '챔픽스'의 복제약(제네릭)이 잇따라 시장에 나오면서 경쟁에 불이 붙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약사, 너도나도 금연치료제 내놔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은 최근 금연치료제 '연휴정'을 출시했다. 삼진제약도 금연치료제 '니코바이정'을 내놨다. 지난 14일에는 국내 28개 제약사의 금연치료제 56개가 국가 금연치료 지원사업 의약품 목록에 올랐다.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의 금연치료제 '챔픽스'의 제네릭 발매가 허가되면서, 금연치료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연내 약 90개의 제품이 쏟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챔픽스는 화이자가 개발한 금연치료제로 니코틴을 받아들이는 뇌 수용체에 니코틴 대신 결합하는 방식으로 금연을 돕는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챔픽스의 국내 매출은 66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금연치료제 시장 규모가 약 1000억원인 것은 고려하면, 챔픽스의 점유율은 절반을 넘는다.

특히 국내 금연치료제 시장의 경우 보건복지부가 2015년부터 환급 제도를 시행하면서 급성장했다. 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을 대상으로 본인부담금을 환급해준다. 금연치료제 시장은 제도 시행 전인 2014년 100억원대에서 현재 1000억원대로 성장했다.

이 때문에 국내 제약사들은 금연치료제 시장 진입과 챔픽스 복제약 출시에 눈독을 들였다. 원래 챔픽스의 물질 특허는 2020년까지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2016년 특허심판원에 챔픽스 성분인 염(나트륨)을 변경한 복제약은 특허 존속 기간 저촉을 받지 않는다며 소를 제기했다. 올해 4월 특허심판원은 국내 제약사들의 손을 들어줬다.

기술·디자인 등 차별화… 경쟁과열·약가하락 과제

이후 국내 제약사들은 발 빠르게 챔픽스 염 변경 제품을 내놨다. 한미약품 '노코틴정', 제일약품 '제로픽스정', 대웅제약 '챔키스정', 일동제약 '챔탑스정', 종근당 '챔클린정', JW신약 '니코스트정' 등이 허가를 받았고, 이 중 일부는 이미 시장에 출시됐다.

여러 제품이 쏟아지다 보니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한 한미약품은 독자적인 제제 기술을 적용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노코틴 출시를 계기로 사내 금연 캠페인을 전사적으로 확대했다. 이달부터는 금연을 결심한 직원들에게 사내 복지포인트를 지급하고 성공한 사람 수만큼 회사가 기금을 조성한다.

보령제약은 디자인과 복약 편의성에 승부수를 걸었다. 금연치료제는 1~3일 차에는 1일 1회 0.5mg, 4~7일 차는 0.5mg, 1일 2회, 8~투약 종료 시까지는 1mg 1일 2회를 복용해야 한다. 복잡한 복용법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고객들이 많았다. 이에 보령제약은 알약마다 복용 일을 적고, 아침, 저녁 표시를 해와 달 모양 그림으로 그렸다.

원조의약품 회사인 화이자는 유한양행과 손을 잡고 공동 마케팅을 시작했다. 지난 21일에는 의료진을 대상으로 챔픽스 설명회도 열었다.

그러나 앞으로 금연치료제들이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꺼번에 많은 제품이 나오면서 경쟁이 과열된 데다 건보공단의 지원금도 줄었기 때문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챔픽스 상한액을 기존 1800원에서 1100원으로 38.9% 인하했다. 제네릭의 상한액도 1100원이다. 가격경쟁력을 내세워야 하는 제네릭 입장에서는 원조의약품의 가격이 낮아지면 불리해진다. 가격이 비슷할 경우, 마케팅 측면에서 제네릭의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제약사들은 1100원보다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할 수 있지만, 이는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챔픽스의 경우 인지도가 높은 데다 데이터도 축적돼 있다"며 "금연치료제 경쟁 구도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keun@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