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국내 항공업계가 4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가고 있다. 한때 배럴당 100달러 대를 돌파할거란 예상까지 나왔으나 두달 째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국제유가 덕이다. 유가가 떨어지면 항공사들은 유류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여객기. [사진=각사] |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며 항공사들의 4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류비는 항공사 영업비용의 25~30% 가량을 차지,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약 33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비하기 때문에 유가가 1달러 오르거나 내리면 약 33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유가변동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앞서 항공사들은 지난 3분기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비 증가로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 당시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80달러 중반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0% 가량 증가해 항공사들의 부담을 키웠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고유가 영향으로 유류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15% 감소했다"고 밝혔다. 진에어 역시 "유가부담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9% 늘어나 영업비용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항공업계는 지난달 초 이후 뚝뚝 떨어지고 있는 유가에 반가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한동안 계속 올라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조금씩 떨어지고 있어 다행"이라면서 "아마 12월부터 유가 하락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국제유가 하락세에 맞춰 다음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인하했다. 유류할증료란 항공사들이 유가변동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운임에 부과하는 할증료로, 국제선의 경우 싱가포르 항공유의 한 달 평균 가격이 갤런당(약 3.8ℓ)당 150센트 이상일 때 단계별로 부과된다.
각 단계는 갤런당 10센트를 기준으로 나뉘는데 12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결정짓는 지난 10월16일~11월15일까지의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216.37센트였다. 따라서 갤런당 225.47센트로 8단계였던 11월보다 한 단계 낮은 7단계가 적용된다.
이에 따라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최대 1만3000원 낮아진다. 대한항공이 운영하는 노선 중 최장 구간에 속하는 인천-시카고, 인천-뉴욕 등 미주노선의 유류할증료가 현재(11월) 10만5600원에서 9만2400원으로 1만3200원 줄어든다.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 인하로 소비자들의 항공운임 부담이 줄어든 만큼, 크리스마스나 연말을 맞아 해외로 떠나는 여객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세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0월부터 국제유가가 30% 이상 하락해 점진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유가 급락으로 비용부담이 완화되고, 낮아진 항공운임으로 신규 여객수요 창출에도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국제유가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원유재고가 10주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는 소식에 하락, 지난 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1.27달러(2.5%) 내린 50.2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1.45달러(2.4%) 하락한 58.76달러를 기록했다.
us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