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연일 계속되는 고유가로 한숨짓던 국내 항공업계의 표정이 조금씩 밝아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13일 7%대 폭락하는 등 최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영업비용의 25~30% 가량을 차지하는 유류비 부담을 덜게 됐기 때문이다.
항공업계는 유가가 실시간으로 변하는 만큼 일단 차분히 추이를 지켜보겠단 입장이다. 다만 유가가 계속 내려간다면 당장 다음 달 유류할증료부터 변동이 생길 수 있다. 항공사들은 유가를 반영, 매달 중순쯤 다음달 유류할증료를 결정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여객기. [사진=각사] |
1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가 연일 하락하면서 항공사들의 유류비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항공사들에게 유류비는 영업비용 중 30% 가량을 차지하는 고정비로, 수익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항목 중 하나다.
실제로 연간 약 3300만 배럴의 유류를 소비하는 대한항공의 경우 유가 1달러 변동시 약 33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발생하게 된다. 이 때문에 항공사들은 유가변동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최근 유가하락 추세에 대해 항공업계는 반가워하면서도, 워낙 유동성이 큰 만큼 좀 더 신중하게 변동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이전에 워낙 많이 상승했다가 이제 조금씩 떨어지고 있지 않느냐"면서 "좀 더 추이를 지켜보다가 유류할증료 인하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류할증료는 출발지 유가시장에 맞춰서 설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유가가 내려가면 자연스럽게 유류할증료도 내려가게 된다"며 "유가변동과 같이 움직인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항공사들은 최근 4여년 만에 최고 수준을 경신한 국제유가를 반영,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유류할증료를 인상해왔다. 이에 따라 11월 현재 국제선 항공권 발권시 대한항공은 최대 10만5600원, 아시아나항공은 최대 8만3200원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그동안 항공사들은 유가상승에 따른 손실 보전을 위해 유류할증료를 인상하면서도 골머리를 앓아왔다. 사실상 완전 보전이 불가능한데다 항공권 가격이 비싸진다는 소비자 불만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항공 수요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시장상황 등을 파악해 유류할증료를 결정하는데 인상하더라도 유류비 상승분이 일부 보완되는 수준일 뿐 완전히 상쇄되지 않는다"며 "이익이 나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섬에 따라 항공업계의 4분기 실적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항공업계는 올 3분기 고유가의 영향으로 지난해 대비 다소 줄어든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달 초 실적발표를 통해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1010억원"이라며 "고유가 영향으로 유류비 지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 역시 "올해 3분기 항공유 가격이 배럴당 87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상승했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6.4%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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