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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메이, ‘브렉시트 살리기’ 총력에도 EU 싸늘…“재협상 불가”

기사등록 : 2018-12-12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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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조재완 기자 = 사면초가에 빠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SOS’에도 유럽연합(EU)의 반응이 냉담하다. 브렉시트 합의안 재협상의 구원투수격이었던 독일마저 재협상 가능성을 일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CNN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각)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회동 후 떠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메이 총리는 당초 이날 예정된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표결을 미루고 네덜란드·독일·벨기에 EU 3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의회에서 좌초될 위기에 처한 브렉시트 합의안을 살리기 위해 EU 설득에 나선 것이다. 

CNN은 메이 총리가 EU 국가 정상들과의 회동에서 아일랜드-북아일랜드 ‘백스톱(안전장치)’안에 대한 “확신”을 얻는 데 가장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가 협상 테이블로 다시 가져오려는 백스톱안은 ‘노딜(no deal)’ 브렉시트 발생 시 영국 전체를 EU 관세동맹에 남겨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통관절차를 엄격하게 시행하는 ‘하드보더’를 피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마련됐으나, 이로 인해 영국이 계속 EU에 발이 묶일 수 있다는 우려에 의회의 거센 반발을 샀다. 

메이 총리는 백스톱은 “북아일랜드인들을 위한 필요책”이라면서도 이는 ‘최후의 방책’이며 한시적으로만 설정돼야 한다는 점을 EU 정상들에게 재확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도날드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오후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과 메이 총리와 회담 후 트위터를 통해 “진솔한 긴 대화를 나눴다”며 “EU 27개 회원국은 분명 영국을 돕길 원하나, 문제는 어떻게 돕냐는 것”이라고 말해 양측의 입장의 간극이 크다는 점을 짐작케 했다. 

투스크 의장은 전날에도 합의안의 영국 의회 비준을 도울 의사는 있으나 “합의안이나나 백스톱에 관한 재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메이 총리는 투스크 의장과 융케 위원장과의 회담에 앞서 베를린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회동했으나, 독일에서도 협상 재개 여지는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메르켈 총리와의 회담은 메이 총리가 이번 일정에서 가장 큰 무게를 둔 만남이었다고 FT는 설명했다. 

그러나 메이 총리의 바람에도 독일 의회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와 관련해 구속력이 없는 정치적 선언을 공론화할 여지는 있어도, 법문 자체에 대한 논의 재개는 의문의 여지조차 없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독일 기민당(CDU)·기사당(CUS) 연합 유럽정책부 대변인인 데틀레프 세이프는 “현 단계에서 EU-영국 간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할 여지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이날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테 총리와도 회동했으며, 세바스티안 크루츠 오스트리아 총리와도 전화 통화를 나눴다. 쿠르츠 총리로부터는 기존 합의안을 “다시 풀지 않는 선에서” 영국 입장을 고려할 용의가 있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메이 총리는 12일에는 더블린을 방문해 레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와 회동한다. 

한편 영국 총리실 대변인에 따르면 연기된 하원 표결은 내년 1월 21일 이전에 실시될 예정이다. 

11일(현지시각) 브렉시트 재협상 논의를 위해 벨기에 브뤼셀에서 만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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