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불법쟁의행위를 벌인 현대자동차 협력업체 노조원이 생산라인 가동 중단으로 인한 손해 일부를 현대차에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지난달 29일 현대차가 아산공장 협력업체 노조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0일 오전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18.11.20 kilroy023@newspim.com |
재판부는 “원심은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해 아산공장 중 의장공장이 가동중단된 55분 중 그 시간 동안 자동차가 생산되지 못한 부분이 있는지를 심리하여 자동차가 생산되지 못한 시간에 대한 고정비 지출로 인한 손해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였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0년 11월 송모 씨 등 민주노총 금속노조 충남지부 소속 노조원 89명이 임금 인상과 정규직 전환 등을 요구하며 현대차에 단체교섭을 요청했다. 현대차가 응하지 않자 송 씨 등은 다음달 9일 아산공장을 점거하고 오전 6시 30분부터 55분 동안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시키고 관리직원들과 대치했다.
이에 현대차는 “피고의 부당한 쟁의행위로 인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된 시간 동안 5000여만원의 고정비 지출과 폭력으로 인해 발생한 현대차 직원 치료비 약 650만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들은 아산공장 내 협력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로서 원고와 직접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고, 소속 근로자 중 일부가 법원 판결을 통해 파견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확인받았더라도 지회 조합원들에게 판결의 효력이 그대로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원고에 대한 단체교섭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설령 단체교섭 주체가 될 수 있다더라도 폭력 행사까지 나아간 것은 반사회적 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불법쟁위를 구성한다”며 피고가 원고에게 2800여만원을 배상할 것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파업 당일 파업으로 인한 가동 중단 55분 외에도 설비오작동 100분, 장비고장 45분 가동 중단이 있어 생산량 저하가 오직 파업으로 인한 것이라 특정하기 어려우며 재고물량 확보와 연장근로 등으로 인한 생산 저하가 곧바로 자동차 판매에 영향 미치지 않는다”며 피고 측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원심에 대해 “가동 중단된 55분 중 자동차 생산되지 못해 발생한 고정비 지출로 인한 손해가 인정될 수 있는지 판단해야한다”며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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