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북한은 신년사에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30일 자신의 블로그 ‘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은 신년사를 통해 평화 분위기 속에서 미국, 한국과 대화‧협상의 끈을 유지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사진=태영호 전 공사 블로그] |
앞서 지난 26일 북한의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민족화해와 단합의 훈풍으로 후더웠던 한해를 돌아보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민족적 화해와 통일을 지향해 나가는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반면 29일에는 ‘대조선 인권 압박 소동으로 흘러 온 죄악의 2018년’이라는 기사를 통해 “미북정상회담 등 미북관계에서 경이로운 사변들도 많았지만 미국의 대북인권압력수준은 최악이었다”고 비난했다.
태 전 공사는 “29일 우리민족끼리의 기사를 보면 미국 펜스 부대통령 등 미국 고위인사들의 반북인권활동에 대해 일일이 비난하면서도 올해 초 반북인권활동에 제일 앞장섰던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행적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말 북한 언론들의 표현들을 종합해 보면 북한이 신년사에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낼 것 같다”며 “동시에 2018년 신년사에서 있었던 ‘핵 단추’와 같은 과격한 표현은 자제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대신 미국을 향해 싱가포르 합의의 단계적‧동시적 이행을 통한 대북제재 완화를 촉구하고 한국에는 ‘우리민족끼리’ 정신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남북합의를 계속 이행해 나가자고 호소할 것 같다”며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때 김정은이 언급한 답방 문제는 신년사에서 언급하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 [사진=노동신문] |
한편 태 전 공사는 “북한이 김정은 집권 7년 간 최대 업적으로 핵무기 완성을 꼽았다”는 주장도 내놨다.
태 전 공사는 “29일 평양에서 진행된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7주년 중앙보고대회에서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김정은에 대해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을 마련하는 역사적 대업을 최단 기간 내에 최상의 수준에서 실현했다’고 했다”며 “북한이 (직접적으로) ‘핵무기’라는 표현은 쓰지 않았지만 김수길이 사용한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란 표현이 바로 핵무기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4월 20일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무기에 대해 ‘평화수호의 강력한 보검’이라고 정의내린 바 있다.
태 전 공사는 “그러나 북한은 김수길의 연설에서 군부 인사들의 연설에서 항상 나오던 ‘원쑤’ ‘적들’이란 표현은 쓰지 않고 ‘반제대결’이라는 애매한 표현을 썼다”며 “이는 2019년에 펼쳐질 미국, 한국과의 외교협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