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베트남 항공사들의 미국 직항 노선이 곧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베트남 항공사들이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대감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이란 우려를 동시에 내비치고 있다.
지난달 31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계자를 인용, 미 연방항공국(FAA)이 조만간 베트남에 ‘항공안전 1등급’(Category 1)을 부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딘 비엣 탕 베트남민간항공당국(CAAV) 국장은 아직 베트남-미국 직항 노선을 운행하는 항공사가 없기 때문에 베트남 항공사들은 외국 항공사와의 경쟁에서 자유로운 상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베트남 항공사들은 우선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베트남 항공사 관계자는 자사가 미국 직항이 가능한 항공기 구입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베트남 국영 온라인 매체 VN익스프레스에 “우리 회사에는 현재 미국 직항 운행이 가능한 항공기가 없어, 넓은 동체형 여객기인 에어버스 350-1000이나 보잉 787-8 드림라이너 구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저가 항공사 비엣젯과 뱀부항공도 직항 노선 운영에 관심을 표명했다.
베트남과 미국 간 직항 수요는 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베트남을 향한 여행객 수는 68만7000명으로 전년비 11.9% 증가했다.
여행사들도 직항 노선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베트남 여행사 관계자는 지난 수년 간 자사를 통해 미국 관광에 나선 베트남 고객들이 매년 30%씩 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여객기 구입 등 초기 투자금이 워낙 막대한 만큼 몇 년 동안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 또한 내비치고 있다.
두어 트리 탄 베트남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직항 운행 시 처음 몇 년 간은 연간 3000만달러(약 337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흑자로 돌아서려면 최소 5년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탕 CAAV 국장은 기존 여객기는 미국 직항이 대부분 불가능하기 때문에 베트남 항공사들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것보다 규모가 큰 여객기를 구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에서 미국으로 가려면 중국, 홍콩, 일본 등을 경유해야 하기 때문에 18~21시간 정도가 걸린다.
베트남 뱀부항공의 에어버스 A321 여객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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