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이탈리아 외교부가 조성길 전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으로 돌아간 사실을 확인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북한으로부터 조성길 전 대사대리가 대사대리직에서 물러난 뒤, 그의 딸이 귀국을 요청한 사실을 지난해 통지받았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는 조성길 전 대사대리가 탈출하면서 딸을 데려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태영호 전 공사는 이어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이 평양으로 압송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만리오 디 스테파노 이탈리아 외교차관은 페이스북에 "책임이 있는 이들은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분노를 드러냈다.
스테파노 외교차관은 이어 조성길 대사대리의 딸이 17살이며, 이탈리아 정부가 그를 보호했어야 한다고 적었다. 외교차관은 또 "그는 이제 전 세계에서 가장 최악의 정권 중 한 곳에서 고문당하는 위험에 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테파노 외교차관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지 얼마 되지 않아 이탈리아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조 전 대사와 그의 부인이 지난해 11월 10일 대사관을 떠났으며, 그의 딸이 11월 14일 북한으로 송환됐다는 사실을 12월 5일에 통지받았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이탈리아에 통지한 내용에는 조 전 대사의 딸이 조부모 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요청했으며, 북한 대사관 여성 직원과 동행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이어 "이번 사안에 대해 이 이상의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집권당 오성운동 소속의 마리아 에데라 스파도니 의원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분노를 터뜨렸다. 스파도니 의원은 "북한 정보기관이 이탈리아 땅에서 북한 조성길 대사의 딸을 붙잡은 것인가? 이것은 심각한 일이다"라고 주장하며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가능하면 빨리 의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로마 주재 북한 대사관 입구 [사진=로이터 뉴스핌] |
saewkim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