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NH농협금융그룹이 오는 3월 예정된 제3,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신청에 사실상 불참을 결정했다. 사업 주체가 돼야 할 정보통신기술기업(ICT) 파트너를 찾지 못해 다음 기회를 노려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그룹-토스 컨소시엄과 하나금융그룹-키움증권-SKT의 양강구도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전이 굳어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금융그룹은 제3 인터넷전문은행 준비작업을 사실상 중단하고, 디지털금융의 두 기둥인 ‘올원뱅크’와 ‘NH스마트뱅킹 원업’을 강화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중심이 되는 ICT기업이 농협을 먼저 찾아야 하는데, 매력적인 파트너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 "다음 인터넷전문은행 가능성은 열어놓고 ICT 파트너사를 찾을 것"이라고 답했다.
제3, 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 마감은 오는 3월26, 27일로 남은 시간이 약 한 달여다. ICT파트너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 △주주구성계획 및 대주주 △사업계획 △발기인 및 임원 △인적·물적·전산설비 등 내용을 정리하기에 불가능한 시간이다. 신한금융의 금융결제서비스업체 토스나 하나금융의 키움증권과 SK텔레콤과 협의만도 수개월이 걸렸다.
또한 농협금융은 인터넷전문은행 지배구조문제도 풀지 못했다. 자회사인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어 농협금융이 제3인터넷은행에 나서면 인터넷은행 두 곳의 주요주주가 된다. 이 같은 구조에 대해 금융위는 “동일 금융지주사에서 두 곳 이상의 인터넷은행에 참여하면 이해상충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옛 현대증권(현 KB증권)은 KB금융그룹에 인수되자, 보유하고 있던 케이뱅크 지분 10%를 NH투자증권에 매각했다. KB금융이 카카오뱅크에 지분 10%를 투자하자, 금융당국이 두 인터넷은행의 정보를 활용하는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한다고 보고 한쪽 지분 정리를 요구해서다. 농협금융도 신규 인터넷은행에 뛰어들려면 이 같은 상황정리가 필요하다.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구도는 신한-토스와 하나-키움-SKT로 굳어졌다. 두 컨소시엄 모두 자본력, 주주구성, 인적·물적 설비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는 곳이다. 사업계획이 변수지만 토스와 키움증권, SKT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이번에 제3은 물론 제4 인터넷전문은행도 예비인가가 가능하다는 게 금융권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네이버의 불참선언으로 시장에 남아있는 유망한 ICT기업은 이번에 파트너와 손을 잡았고, 혁신성∙창의성 등 금융당국이 원하는 메기효과가 충분히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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