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윤영 수습기자 = 26일(현지시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출발한 지 66시간 만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 동당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출발 때 입었던 모직코트를 벗고 새로줄 무늬의 검은색 인민복 차림이었다.
김 위원장은 열차에서 내려 베트남 권력서열 13위인 보 반 트엉 공산당 선전담당 정치국원과 12초 가량 악수를 나눴고, 45초간 대화를 나눴다.
[랑선성=뉴스핌] 특별취재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에 위치한 동당역에 도착하여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최상수 기자 2019.02.26 |
① 전용차량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방탄 경호...V자 아닌 양 측면 가로막는 11자 대형 눈길
베트남 관계자들과 차례대로 악수를 주고 받은 김 위원장은 취재진과 환영인파를 향해 환한 미소를 띤 채 손 인사를 건넨 후 대기하고 있던 전용차량 벤츠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600 풀만가드에 올라탔다.
전용열차에서 내린 순간부터 벤츠 리무진을 타고 역을 빠져나가기까지 '방탄 경호단' 12명이 철통 경호를 벌였다.
일각에서는 과거 남북·북미 정상회담에서 보인 'V'자가 아닌 차량의 양 측면만을 가로막은 '11'자 대형의 경호로 전보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연출했다고 분석했다.
[랑선성=뉴스핌] 특별취재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차량이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에 위치한 동당역에서 호위대의 경호를 받으며 나서고 있다. 최상수 기자 2019.02.26 |
② BMI 46 '초고도비만'...당뇨병 심부전증 등 각종 질환 앓는 듯
지난 2016년 국가정보원은 김 위원장의 몸무게를 130kg으로 추정, 국회에 보고했다. 외신과 서방 정보기관이 김 위원장의 키를 170cm가 채 안되는 168cm 으로 추정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위원장의 체질량지수(BMI)는 46.06으로 '초고도비만'인 BMI 35를 크게 웃돈다.
김 위원장은 초고도비만에다가 폭음을 즐기며 줄담배를 피우는 습관이 있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고혈압, 심부전증, 허혈성 심장질환, 당뇨병, 복부비만, 하체 근육 부실, 무릎 관절염, 통풍 등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목 뒤와 턱 밑의 두꺼운 지방층은 초고도비만일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증상이기도 하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때보다 체중이 늘어난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얼굴은 그 때보다 전체적으로 부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긴 시간 기차여행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미뤄 건강에 결정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건강에 적신호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재천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역시 "남북정상회담에서 봤듯이 공동경비구역(JSA) 경계선을 넘는 것을 힘겨워했다"며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었다. 김일성 주석도 심근경색으로, 김정일 위원장은 뇌졸중으로 죽었다"고 말했다.
북한 관영 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 하노이로 출발했다고 지난 24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전용열차에 탑승해 환송 인사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는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
③ 김일성·김정일 연상시키는 '인민복' 패션 고수
김 위원장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세로줄 무늬의 검은색 인민복 차림이었다. 인민복은 정권 유지와 사회주의 체제 수호의 상징이다. 과거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덩샤오핑(鄧小平) 중국 국가주석이 즐겨 입었던 의복이다.
김 위원장이 입는 인민복은 뚜렷한 특징이 없지만 가격은 한 벌에 400만원을 웃돈다. 국정원 등 정보기관에 따르면 영국제 최고급 원단인 스카발로 제작됐으며 영국 허더즈필드에서 주문제작한 명품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4500km에 달하는 장거리를 전용열차를 타고 베트남으로 이동하는 등 과거 김일성 주석의 발자취를 따라 밟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미정상회담 기간 양복 차림으로 변화를 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년사 발표 때도 양복을 입었다.
[랑선성=뉴스핌] 특별취재단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오전 베트남 랑선성에 위치한 동당역에 도착하여 이동 중 환영 인파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최상수 기자 |
④ 자동소총·수류탄·화염방사기에도 거뜬...애마는 10억원 짜리 벤츠
김 위원장은 독일산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 벤츠' 마니아다. 지난해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 이어 하노이에서도 벤츠 S600 풀만가드 차량에 몸을 실었다.
S600 풀만가드는 전장이 6.5m에 달해 방탄 뿐 아니라 화염방사기와 폭발장치 등에도 방어가 가능하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특수의전 차량이라고 할 수 있다.
화학가스 공격에 대비해 공기 흡입구에 산소 공급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라디에이터와 기름 탱크도 총격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타이어 펑크에 대비해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시속 100km의 속도로 주행할 수 있다.
제작사에 따르면 S600 풀만가드의 가격은 10억원대로, 주문부터 제작까지 1년 정도 소요된다.
Yoonge9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