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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작가 히카루 후지이가 3.1운동 바라보는 법…'2.8독립선언서'를 낭독하다

기사등록 : 2019-02-2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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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모두를 위한 세계'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베트남 노동자들이 또박또박 일본어로 '2.8독립선언서'를 읽는다. 사실 이들은 노동자 옷을 입은 일본 거주 베트남 유학생들이다. 일본 작가 히카루 후지이는 베트남 유학생들을 섭외해 2.8독립선언서 낭독을 재연하는 연극을 꾸렸다. 도대체 작가는 왜 일본어로 1919년 2월 8일 일본에서 300명이 넘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모여 선언했던 모습을 재연한 것일까.

히카루 후지이 '2.8독립선언서|일본어로 낭독하기' 중 한 장면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 내용이 담긴 영상 작품은 서울시립미술관이 개최한 '모두를 위한 세계'에서 볼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직무대리 유병홍)은 '2019년 3.1운동 100주년 서울시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3.1운동 100년의 역사를 동시대 미술의 지평과 세계사적 토대에서 재조명하는 '모두를 위한 세계'를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서 3월 1일 부터 5월 26일까지 연다.

이 전시는 한일 양국의 이항대립 관계 범주를 초월해 세계사적 토대와 동시대 미술의 지평에서 3.1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본다. 일본,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만, 베트남, 터키, 덴마크 등 다양한 국적의 작가가 참여해 국제적인 관점에서 3.1운동에 접근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을 찾은 히카루 후지이 작가 2019.02.28 89hklee@newspim.com

일본 작가 히카루 후지이는 일본을 비롯해 한국과 대만에서 작품을 발표하며 주목받는 작가다. 그는 주로 일본의 제국주의를 재조명하는 작품을 다룬다. 이번 '모두를 위한 세계'에서 공개한 '2.8독립선언서|일본어로 낭독하기'는 베트남인의 목소리로 현재까지 일본 사회에 만연한 불의와 불평등을 소환시키고 1919년 당시 2.8독립선언서의 현장으로 안내한다.

이 작품 역시 3.1운동을 국제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히카루 후지이는 작품에서 베트남인이 등장하는 이유에 대해 "현재 일본에서 찾을 수 있는 일본제국주의의 모습이 베트남 노동자에게서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베트남 노동자는 일본 사회 내에서 차별을 많이 받고 있다. 이렇듯 현재에서 일본 제국주의 현상을 찾고 이 역사에 대한 반성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야오 루이중 '모두를 위한 세계', 제이 진 카이젠의 '거듭되는 항거', 윌리엄 켄트리지의 '더욱 달콤하게 춤을', 아흐멧 우트 '공상적 환상의 물질 세계' (위로부터)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이현경 기자]

히카루 후지이는 서울시립미술관으로부터 '3.1운동' 전시를 의뢰받을 당시 고민도 많았다. 다만 작가로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했다. 때문에 그는 도쿄의 2.8독립선언 기념자료실에서부터 연구를 시작하면서 '2.8독립선언서|일본어로 낭독하기' 작품을 완성했다.

이 외에도 전시 '모두를 위한 세계'에는 지배 이데올로기를 전복시키는 미시적 요소들을 투영한 작품을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다. 아으멧 우트, 야오 루이중, 윌리엄 켄트리지, 응우옌 트린 티, 제이 진 카이젠의 작품이 다채로운 시각과 순간을 선사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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