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나은경 기자 = 기온은 봄날이지만 하늘은 잿빛이다. 사상 유례없는 미세먼지 탓이다.
하지만 ‘환경 가전’ 업체는 조용히 웃음 짓고 있다. 공기청정기 의류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관련 제품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공기청정기는 가정과 사무실에서 필수품으로 자리잡으면서 최근 일주일간 전년대비 2배로 판매가 늘었다.
업계에서는 위생과 건강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4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2월 25일~3월 3일)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의류건조기 매출도 같은 기간 1.5배 증가했다.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외부 공기에 빨래를 노출시켜야 하는 빨래건조대보다 의류건조기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옷에 붙은 먼지와 냄새를 제거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의류관리기 시장도 폭발적인 성장세에 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의류관리기는 같은 기간 매출이 2.18배 늘어났다. 지난 2011년 LG전자가 ‘LG트롬 스타일러’를 선보인 데 이어 지난해 삼성전자가 ‘에어드레서’를 시장에 공개하면서 제품도 다양화됐다. 가전업계는 올해 의류건조기 시장이 TV시장과 맞먹는 규모인 200만대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롯데하이마트 관계자는 “다른 품목들이 큰 변동없이 꾸준하게 판매된다면 미세먼지 관련 가전들은 최근들어 소비자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환경가전 성장세에 힘입어 기존 제품에도 잇달아 관련 기능을 추가하는 모양새다. LG전자는 에어컨에 공기청정 기능을 강화해 사계절 가전화했다. 경남 창원에 위치한 LG ‘휘센 씽큐 에어컨’ 생산공장에선 최근 전년동기보다 생산량을 10% 늘렸다.
삼성전자도 지난 1월 새로 선보인 2019년형 벽걸이형 무풍에어컨 전 모델에 청정 기능을 기본 적용했다.
LG전자 직원들이 경남 창원사업장에서 휘센 씽큐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
가전업계 전문가들은 환경가전 시장이 기존 가전과 달리 최근 새롭게 나타난 시장인 만큼 당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6년부터 급성장한 환경가전 시장이 보급률 90% 이상인 세탁기, 냉장고 시장과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하려면 앞으로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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