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지난해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서민들의 금리 부담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충당금 추가 적립, 금리실태 공개 등을 통해 저축은행의 연 20% 이상 고금리 부과 관행에 제동을 걸면서 저축은행의 가계신용대출 금리가 낮아졌다.
6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저축은행 가계신용대출 금리동향'을 발표했다.
[자료=금융위원회] |
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 저축은행이 신규 취급한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는 19.3%로 전년 동기보다 3.2%포인트 하락했다.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고객들이 절감한 이자는 지난해에만 88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를 모든 고객이 연간 절감한 액수로 환산하면 2000~2200억원 정도다.
가계신용대출 중 고금리대출 비중 또한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한 고금리대출 비중은 39.8%로 전년 동월보다 27.7%포인트 하락했다. 2017년 대비 2018년 고금리대출 비중 하락폭이 6%포인트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한 수준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고금리 부과 관행을 개선하도록 적극 유도한 결과다. 그 동안 저축은행은 고금리대출을 과도하게 취급, 순이자마진(NIM)이 은행보다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저축은행 평균 NIM은 6.8%로 은행보다 5.1%포인트 높았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연 20% 이상 고금리대출에 저축은행이 충당금을 50% 추가 적립하게 했고, 지난해 4분기부터 신규 취급하는 민간 중금리대출은 가계대출 관리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저축은행은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7%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가계대출 총량규제를 받았다.
금융감독원도 작년 2월 법정최고금리 인하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금리 운용실태를 공개하고,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기존대출의 약정금리도 자동 인하되도록 여신거래기본약관을 개정했다. 지난해 하반기 대출금리 산정체계 업무협약(MOU)을 맺은 저축은행 14곳에 현장점검도 나갔다.
다만 금융위는 아직 은행 등에 비해 저축은행의 금리산정체계에 개선할 점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올 상반기 중 중금리대출로 인정되는 금리요건을 업권별로 차등화하고, 현장점검에서 나타난 미비점을 반영해 대출금리 산정체계 모범규준을 개정함으로써 고금리대출 취급을 억제할 예정이다.
또 주기적으로 고금리대출 과다 저축은행의 취급현황을 공개해 시장의 평가도 유도한다. 이번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 잔액이 1조8174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SBI저축은행 1조1881억원, 웰컴저축은행 8189억원, 유진저축은행 6042억원, 애큐온저축은행 4162억원 등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 강화를 위해 중금리대출시장 활성화 및 금리산정체계 합리화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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