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영국이 유럽연합(EU)과 합의 없이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시 영국에서 유럽산 자동차와 식품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12일(현지시간)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국경간 엄격한 통행·통관, 즉 '하드보더'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백스톱)을 수정한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또다시 부결되자, 13일로 예정된 노딜 브렉시트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앞두고 브렉시트 강경파를 압박하기 위해 노딜 브렉시트를 상정한 관세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 의회가 노딜 브렉시트안은 부결시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수당 내 이탈자들에게 미리 강력한 경고를 보내겠다는 의미다.
1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소재 의회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시 물가 급등에 따른 경제 혼란을 막기 위해 유럽산 수입품의 87%에 대한 관세를 전면 자유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알루미늄과 철강, 기계류, 무기류, 신발, 제지, 목재 등에 대해서는 제로(0) 관세가 적용된다.
하지만 자동차와 농산품, 도자기 등 특정 산업에 대해서는 보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영국에서 유럽산 자동차 가격이 10% 상승하고 유럽산 소고기와 닭고기, 돼지고기 등의 가격도 껑충 뛰게 된다. 일부 유제품과 비료, 연료 등에 대해서도 관세가 부과된다.
한편 영국 정부는 노딜 브렉시트 시 아일랜드 국경에서는 통행·통관 절차가 이뤄지지 않지만, 아일랜드 섬의 생물 보호를 위해 국경 이외 지역에서 검역이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아일랜드에 새로운 ‘지정 진입점’을 구축해 EU 외 국가에서 들여오는 동물과 동물 제품들을 검역한다는 계획이다.
영국 당국자들은 새 관세 제도가 경제성장률에 어느 정도 긍정적 영향을 주겠지만, 노딜 브렉시트 시 겪게 될 충격파에 비하면 무의미한 영향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하원은 13일 노딜 브렉시트 여부를 결정할 찬반 표결을 실시한다. 안건이 가결되면 영국은 오는 29일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게 된다. 부결될 경우 14일에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표결을 실시한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연설하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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